송은석 변호사 |
임차인은 2018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12월 30일까지 계약기간으로 하여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는 180만 원으로 하여 임대인으로부터 상가를 임차했다. 그런데 임차인은 계약 기간 만료 하루 전인 2020년 12월 29일 임대인에게 임차목적물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통지를 했다. 통보를 받은 임대인은 계약 만료일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임차보증금에서 3개월치 월세를 공제한 금액만 돌려줘야 한다고 하면서 분쟁이 되자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배경이 된 법률조항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에서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조항 때문이다. 이 법률조항을 보면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은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이고,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부터 만료시까지는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이 이루어지는데, 이 경우에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이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해지되도록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과 제5항이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근거로 해 이 사건의 임대인은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사이에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모두 갱신요구 등 어떤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으니 묵시적 갱신이 되었고, 임차인이 갱신거절을 한 날로부터 3개월 뒤에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3개월치 월세를 공제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만료 1개월 전까지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만료 1개월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을 할 수 있느냐? 즉 이런 경우에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지느냐? 여부인 것이다. 1심과 2심 법원에서는 임대차 만료 한 달 이내에 임차인이 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했다고 하더라도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진다고 판단해 임대인은 3개월치 월세를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만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임대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결론적으로 임차인의 갱신거절은 효력이 있기 때문에 임대차 만료시점에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인정한 규정일 뿐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을 제한한 규정은 아니고, 만약 이 조항을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 기간을 정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서 묵시적 갱신을 강제하는 결과가 되어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는 것이다. 즉 임차인은 임대차 만료 전 언제든지 갱신거절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상가임차인의 갱신거절에 대해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에서는 후단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또한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상가임대차와 달리 묵시적 갱신 규정이 명문에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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