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난안전대책 변화와 함께 농어업 재해보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 급한 현안이다. 가입률이 낮다고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양적 성장 면에서 농업재해보험 가입률은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듬직한 농작물 안전망이 될 만한 실질적 피해보상 근거로선 미흡하다. 재해보험과 함께 재해복구비 현실화라는 또 다른 숙제도 풀어야 한다. 자연재해, 기후변화, 식량안보 등 거대 이슈에 맞춰 복구나 지원 제도가 다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길이다.
22대 국회 들어 다수의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이 경쟁적으로 발의된 건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요즘 며칠간 나온 법안만 살펴보면 일조량 부족을 농업재해에 명시하는 조항을 신설한 개정안이 있다. 보험 가입이 안 되는 농어가에 대한 보상대책을 명시했는가 하면 재해품목 확대와 피해 복구비 단가 문제를 보정한 법안이 나왔다. 이상고온 현상을 자연재해로 규정하는 내용은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진일보한 발상이다. 하나같이 '정책 보험' 성격을 강화한 것들이다.
실제 집중호우로 반복·확대되는 피해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번 4일간(7~10일)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단 세 시간 만에 퍼붓는 현상을 지켜봤다. 보험금 지급 근거인 평년 수확량과 기준가격을 올리고 품질 하락 문제를 반영해야 한다. 생산량 감소분을 보전하는 수준을 넘어 불가피한 자연재해는 국가가 보장할 수 있는 재해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해볼 단계까지 왔다. 사후대책 이상으로 물론 재해 예방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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