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내 30개 대학의 총학생회장단의 30개 대학의 '청년리더'들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 초청해 정담회를 나누고 있다. |
"다보스포럼이 왜 다보스포럼인 줄 암? 다 '보스'들만 와서 ㅎㅎㅎ경기도 보스, 잘하고 돌아갈게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지사가 지난 1월18일, 청년층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레드(Threads·인스타그램의 텍스트 기반 대화 앱)'에 올린 글이다. 게시물에는 좋아요 2700, 댓글 284개가 달렸다.
"어린이집 밥이 맛없다는 민원을 받았어"(지난 7월10일)
김 지사가 허리를 굽혀 어린이집에 다니는 '꼬마숙녀'와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라고 적은 글에는 '좋아요'가 4000, 댓글이 200여 개 달렸다.
이처럼 친근한 말투로 활발히 소통 활동을 한 결과 김동연 지사의 '스레드' 계정은 개설한 지 1년 만에 팔로워가 6만 4000명에 이른다.
김 지사는 '밈잘알 도지사'로도 불린다. 청년들과 SNS 등에서 유행하는 '밈'(짤방 등)으로 적극 소통해서이다.
그런 김 지사가 SNS가 아니라 청년들과 직접 만났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 내 30개 대학(아래 붙임 참조)의 총학생회장단의 30개 대학의 '청년리더'들을 한자리(판교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 초청한 것은 도지사 취임 후 처음이다.
김 지사는 당선인 시절 포천 아트밸리 청년랩(lab)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를 없애겠다"며 "우리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싶고, 주어진 기회가 고르게 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청년들의 '기회 창출'이 도정의 핵심 목표임을 설명하며 '청년들이 가장 살고 싶은 경기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재임중 청년정책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물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민선 8기 경기청년 기회패키지'이다.
▲경기청년 사다리프로그램('23년 5개 대학 200명-> '24년 9개 대학 270명) ▲경기청년 갭이어('23년 600여 명-> '24년 800여 명) ▲기회사다리 금융 ▲해외취창업 기회 확충 ▲해외 봉사단 '기회오다' ▲청년 역량강화 기회지원 등이다.
김동연 지사는 아주대 총장 시절부터 청년들과 적극 소통해왔다.
당시 김동연 총장의 '브라운 백 미팅'(Brown Bag Meeting)'은 소통의 아이콘이었다.
브라운백은 햄버거 가게 등에서 먹을 것을 담아 주는 '갈색봉지'를 말한다. 브라운백 미팅은 간단한 점심을 곁들인 자유로운 대화시간을 의미한다. 김동연 총장은 격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재학생들과 피자 등을 같이 하며 대화했고, 주요 건의 사항은 학교정책 운영에도 반영됐다.
김동연 총장이 경제부총리 내정자로 지명되자 당시 '아주대학교 대나무숲'(페이스북 게시판)에 "총장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여러 활동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하고 학생들의 뜻을 존중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마땅히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쉽다"는 글 등이 올라왔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 30개 대학의 청년리더들에게 "믿거나 말거나인데 우리 청년들 만날 때가 제일 좋다. 대학 총장을 여러 해 전에 했었는데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우리 청년들, 학생들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며 "앞에 공식 일정이 3개 있어서 넥타이만 풀었는데, 편하게 재킷을 벗고 편하고 길게 얘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재킷을 벗고 정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왜 우리 청년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어떻게 보면 당장에 내 일 같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는 이렇게 접근하고 싶다. (청년들)본인들이 원하는 건 뭘까? 저는 행복해지는 거라고 심플하게 얘기하고 싶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가 지금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배경, 입에 물고 태어난 숟가락 색깔, 열심히 노력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과 사회 시스템, 그런 것들 때문에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래서 대한민국을, 사회 시스템을, 정책을 여러분이 행복해질 기회가 많아지게끔 바꿔야 한다. 바꾸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정치구조, 경제 운영의 틀, 교육시스템도 있다.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후세에 이르기까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소리를 내셔야 한다. 지금의 체제와 지금의 시스템과 지금의 구조에 순응해서 가게 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간다. 암담한 상황이 계속되는 거죠. 여러분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 먼저 정책 얘기를 할 기회가 만들어져서 정말 기쁘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 지사는 "정책에 관심을 가지시라. 목소리를 내시라. 여러분이 체념하고, 사회 체제에 순응하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거나 포기하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없다. 대한민국의 변화는 소수의 정치지도자나 한 줌도 안 되는 고위 관료로 바뀔 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깨어있는 시민', 저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저는 '아반떼'라고 했다. '아래로부터 반란을 일으키는 무리'라는 뜻"이라며 "저는 상업학교 나왔다.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못 갔다. 제가 돈을 벌어야 했다. 그 뒤에 야간대학을 다녔다. 나중에 경제부총리하고 차관하고 예산실장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사다리를 놓으려고 수많은 재원을 썼다. 교육 희망사다리, 드림 장학금 등. 그 사다리를 타고, 많은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내가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미국에서 공부하는데, 공무원이었지만, 왜 공부하는지 모르겠더라. 내 인생을 되돌아보니까 '이게 내 꿈이었나, 남의 꿈이었나' 했다. 우리 사회가 강요했던 것을 내 꿈으로 착각했던 것이 아닐까? 저는 그 고민을 30살 넘어서 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찾으시라. 어떤 사람은 청년인데 애늙은이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었는데 청년인 사람도 있다. 나이 들어도 끝까지 청년이었으면 좋겠다. 열정이 있으면 청년이다. 저도 청년이고 싶고, 여러분들은 청년으로 쭉 계셨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했으면, 씩씩했으면 좋겠다. 저는 소년시절, 청년시절 찌질이었다. 지금 보면 굉장히 씩씩해 보이지만 열등감과 여러 가지 제 상황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 그 후에 많이 바뀐 거다"며 "겁낼 거 하나도 없다.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런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공, 어쩔 수 없이 겪을 실패와 좌절, 그것들 다 여러분의 자산이다. 겁낼 거 하나도 없다. 응원한다. 힘내시라"고 덧붙였다.
경기=김삼철 기자 news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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