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경제부 기자 |
들으면서도 아쉬웠다. 서울은 꾸준히 오르는 반면, 충청권을 포함한 지방에선 부동산 시장은 물론, 건설업계도 하소연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최근 들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서울 불패'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8일 기준) 대비 0.28% 올라 17주 연속 상승했다. 오름폭은 9주째 전주 대비 확대를 거듭했는데, 0.28%는 2018년 9월 둘째 주(10일 기준) 0.45% 이후 무려 305주, 5년 10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수도권 쏠림 현상마저 심해지니 양극화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결과를 받아들일 땐 처참하다. 서울이 오르면 지방도 오른다는 말은 옛말이 된 듯했다. 당장 서울이 0.28% 오른 7월 셋째 주에 충청권은 대전 -0.04%, 충남 -0.01%, 세종 -0.08% 등 모두 하락세를 걸었다. 서울과 함께 상승한 지역은 수도권인 인천(0.07%), 경기(0.07%), 강원(0.01%)이 전부였다.
상반기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은 0.55% 올랐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반면 지방은 0.96%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입주 물량이 적체되고 있는 세종시는 올해 상반기에만 4.85%가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전국에서 서울과 강원, 인천, 전북 등 4곳만 상승폭을 기록,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서울은 상승세를, 지방은 하락세를 보였다. 6월에도 서울은 0.38% 상승, 지방은 0.10% 떨어졌다. 전세가격지수도 서울·지방 간 격차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미분양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론 업계의 위기로 전환된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여파 등으로 건설사들은 수주가 줄어들고, 폐업이 늘고 있다. 물가 상승률 자체가 공사비를 따라갈 만한 수준이 돼야 업계 분위기도 전환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수도권 쏠림 현상', '똘똘한 한 채 현상' 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및 정책을 섬세하게 설계해 나가야 한다. 양극화는 물론, 나아가 건설업계 침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조훈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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