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공으로 알바하기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전공으로 알바하기

  • 승인 2024-07-30 08:49
  • 신문게재 2024-07-30 18면
  • 남정민 기자남정민 기자
2024072401010013355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양성 관점에서 우리 사회는 현재 큰 변혁의 소용돌이 가운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변화는 우리 사회가 급격히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교육, 의료, 금융, 교통, 산업, 국방, 여가 등 실생활과 밀접한 모든 분야에서 24시간 소프트웨어와 함께하고 있고, 다가올 미래에는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MZ세대가 이 사회의 주역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MZ세대는 디지털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라난 세대로 소프트웨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디지털 혁신과 변화의 주요 세대다. MZ세대는 디지털 도구에 익숙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개인의 발전과 가족과의 시간, 취미 생활에 더 많이 투자하기를 원한다,

세 번째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어 직장에 출근해서 업무를 봐야만 했던 전통적인 근무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사회변화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인재 양성을 할 것인가?'이다. 오래된 주제여서 많은 솔루션이 있지만 '효과적인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에 대한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산업체와 대학 그리고 학생들이 처한 입장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산업체는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들의 수준이 자신들의 필요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다. 대학이 이론 중심보다 실무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R&D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은 대학들과 차기 아이템이 될만한 것들의 공동 연구를 원하지만 여력이 많지 않다.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인턴십을 활용해 보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대학은 산업체의 불만을 잘 알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에 맞춰 모든 기업에서 원하는 깊이까지 교육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워낙 소프트웨어 분야가 다양하고,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필요에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에 맞춰 본인 수준에 맞는 양질의 교육 받기를 원한다. 인턴십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진로와 일치하는 기업과 업무를 원한다. 인턴십으로 받는 금액에서 교통비, 숙식비를 제외하면 차라리 알바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집이나 학교 근처의 회사가 아니면 선호하지 않는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순천향대는 '전공으로 알바하기'라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산업체에서는 큰 부담 없이 '알바'라는 이름으로 대학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잘되면 경력사원 같은 신입사원도 확보할 수 있다. 학생은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안 되는 알바보다는 비슷한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알바자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익숙한 학교라는 환경에서 기업을 체험할 수도 있고 잘 되면 취업도 보장받을 수 있다. 대학도 작은 것부터 신뢰를 쌓아 효과적인 산학협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나쁘지 않다.

'전공으로 알바하기'라는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빛을 보기 위해서는 산업체에서는 대학과 기업과 학생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적절한 알바 주제를 개발해줘야 하고,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소정의 결과를 내도록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도 전공으로 알바를 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지원해 주거나 현존하는 알바 플랫폼과 협력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전공으로 알바하기'라는 아이디어가 효과적인 산학협력의 한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창완 순천향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사업단장(사물인터넷학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2.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3.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