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의회, 재량사업비 놓고 노승호·장성용 의원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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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의회, 재량사업비 놓고 노승호·장성용 의원 격돌

노 의원 "관행적인 재량사업비 폐지", 장 의원 "우리 의원들이 한 일이 잘못된 것이냐?"

  • 승인 2024-07-22 19:47
  • 수정 2024-07-22 19:53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_사진(부여군의회  제285회 임시회 개회) (2)
부여군의회 김영춘 의장이 제285회 임시회 개회를 선포하고 있는 장면.
전반기 의장을 지낸 장성용 의원이 드디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의장직을 수행하며 말을 아껴왔던 장 의원이 이번 제285회 임시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발언에 나섰다. 그의 경륜과 그동안 쌓아온 정보를 감안할 때,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22일 열린 제285회 임시회에서 그동안 쌈짓돈으로 비춰진 의원들의 재량사업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 노승호 의원(가선거구)은 5분 발언을 통해 "2012년 행정안전부는 별도의 의원 재량사업비 편성 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며 "이 예산을 주민참여 예산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그동안 필요한 사업의 목록을 작성하여 집행부의 예산 편성을 건의하는 형식으로 전환해왔다"며 "오랜 기간 동안 재량사업비가 관행처럼 이어져 온 만큼 이를 개선하자"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심의와 의결, 감독 권한은 있지만 원칙적으로 예산편성권은 없기 때문에 재량사업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지난 8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발의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민감한 주제에 대한 발언이 나오자, 전반기 의장을 지낸 장성용 의원(국민의힘 나선거구)은 "지난해 백제문화제와 같은 선심성 예산을 견제한다면 모르겠지만, 우리 의원들이 한 일에 대해 잘못된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충분한 협의나 합의 없이 5분 발언을 통해 발언하는 것은 다른 의원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국힘의원들까지 상의했다"며 5분 발언을 이어갔다.

부여군에 따르면, 2023년 주민숙원 사업과 생활 민원 해소를 위해 사용된 군의원 재량사업비는 42억 원에 달한다. 노 의원의 주장대로 의원들이 목록을 작성해 각 실과에 전달하면 집행되는 형식으로 사실상 쌈짓돈처럼 비춰져 왔다.

그러나 충분한 협의 없이 오랫동안 이어온 것을 하루아침에 없애자는 제안에 대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한 의원은 "주민참여 예산도 겉으로 보기에는 형평성 있게 집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입김이 센 단체가 많이 가져간다"며 "의원들이 작성해 사용한 재량사업비는 꼭 필요한 숙원사업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전국 지자체 의원들도 소규모 지역현안 사업비나 의원사업비, 재량사업비 명목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공론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성용 의원은 전반기 의장을 맡아 행감과 임시회 때 적극적인 의견을 내놓지 못했으나, 후반기에는 감투를 벗어 현미경 질의와 견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집행부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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