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제공) |
한은 대전세종충남본부 경제조사팀 김성수·이상원 과장이 22일 발표한 '충남지역 소득 및 소비 역외유출 연황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충남지역 소득 역외유출은 2023년 22조3000억 원으로 전국 17개 자치단체 중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충남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 타 지역에서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소득 순유입이 이뤄지며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보인 대전·세종과 크게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충남의 소득 역외유출은 기업의 소득을 뜻하는 영업잉여에서 2조9000억 원, 근로자의 임금을 뜻하는 피용자보수에서 19조2000억 원이 발생했다. 특히 피용자보수 유출은 충남 이외 지역의 거주자가 최근 천안·아산 등 대기업 생산 공장이 들어선 충남 소재 사업체에 고용되는 경우가 늘면서, 어느새 전국 지자체 중 소득 유출규모가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충남 지역민들의 소비가 가장 많이 유출된 곳은 서울이 단연 압도적이다. 전체 역외유출의 58.1%를 가져간 서울에 이어 경기(19.0%), 대전(7.0%), 전북(2.9%)이 뒤를 이었다. 주요 유출 업종은 유통업, 요식업, 자동차, 의료업 등이다.
이를 두고 이상원 과장은 "천안과 아산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을 따라 수도권에서 내려온 직원들이 최근 충남지역에 많이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면서도 "그러나 이들이 주말엔 다시 서울로 올라가 서울·경기권에서 돈을 쓰면서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난 배경으로 우수한 수도권과의 교통 접근성과 열악한 지역 서비스업 인프라를 지목했다. 지역민과 이주민들을 위한 정주여건 개선보다 음식점 등 방문객 위주의 성장이 먼저 이뤄진 탓에, 수도권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소비에 매력을 느낄만한 산업이 충남지역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KTX 등 다양한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수도권까지의 이동 소요 시간이 줄었다는 점도 소득의 역외소비를 부추겼다.
이 과장은 "천안·아산·서산·당진에 해당하는 충남 북부권역에 대기업 제2본사 및 거점오피스를 유치하거나, 수도권과 경쟁 가능한 수준의 여가생활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내포 혁신도시를 포함한 충남 남부권역에는 교통망과 의료 인프라를 늘려 지역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충청권 메가시티와 함께 주력 산업간 연계가 강한 경기도와의 광역 경제권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수도권에 견줄 수 있는 생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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