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스스로 법 앞에 인사권자의 가족은 예외임을 보여줬다"며 "권력 앞에 스스로 눕는 검찰의 태도는 김 여사 의혹을 검찰이 공정하게 밝힐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검찰총장을 패싱하는 모습에서 오만함과 다급함을 보여줬다"며 "지금껏 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소환해 망신 주고 범죄자로 낙인 찍으며 여론을 주무르던 검찰의 위세는 진짜 VIP 앞에선 눈 녹듯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용산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 국민권익위도 검찰도 김건희, VIP 앞에선 왜 이렇게 작아지는가"라며 "민주당은 국회의 권한으로 예외, 특혜, 성역없이 김건희 여사 의혹을 엄중하게 엄정하게 특검 처리할 것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인가, 퍼스트 프레지던트인가"라며 "역대 대통령에게도 없었던 '관할 지역 보안청사'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장소에서 특혜 조사를 받았다"며 "언제부터 검사가 출장서비스맨이었는지, 검사가 출장뷔페 요리사라도 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피의자 김건희를 소환한 것이 아니라 영부인 김건희가 검찰을 소환한 것"이라고 했고, 강선우 의원은 "검찰 조사도 배달이 되는 것이었군요"라고 비꼬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청사에 출두시켰던 검찰"이라며 "이 소식을 들으니 이 나라의 진정한 VIP가 누군지 감이 바로 왔다. 이 정도면 중전마마 조사를 넘어 여제 조사 아닌가. 김건희가 한국판 측천무후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부인이 특권과 반칙의 황제수사를 받은 것"이라며 "법치를 수호해야 할 검찰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스스로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패싱 논란’의 당사자인 이원석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출근길에서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제 책임이다.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7월 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21일 오전 1시 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소환해 비공개 조사했다. 이원석 총장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사후 통보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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