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고물가, 수년째 지속하는 경기 침체로 인해 높아져만 가는 금융비용을 두고 지역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부임한 안승근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은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지역민들과 금융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장하고, 서민금융지원 제도 안내와 저신용자 및 저소득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들을 마련하겠다는 게 올해 그의 목표다. 특히 대전시가 추진하는 대전투자금융(주)의 출범이 이달 가시화하면서 향후 지역 금융감독원에서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안승근 지원장을 만나 현재 지역 금융권 애로점과 앞으로 임기 동안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안승근 지원장.(사진=이성희 기자) |
▲지난해 12월 지원장에 부임한 후 경기침체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실업자,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하고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시중금리도 크게 올랐는데, 금리 인상 전에는 연평균 20건 내외로 제기되던 대출 이자율 및 만기 연장 관련 민원이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100건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전세종충남지원에서는 민원인들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 따른 금리인하요구권, 자료 열람 요구권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한편, 시중은행의 대출이 어려워진 민원인들에게는 햇살론 등 서민금융지원 제도에 대해 안내하여 저신용자 및 저소득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을 완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5월 28일에는 제도권 금융회사로부터 외면받은 금융소비자들이 불법사금융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대전시, 서민금융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대전 으능정이 상인·방문객을 대상으로 '불법사금융 NO!' 캠페인을 실시했으며, 1월부터는 공주고용복지센터와 6월부터는 대전고용복지센터와 협업해 매달 실업자와 구직자에 대한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금융 취약계층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올해 초 서천 특화시장의 화재 피해를 돕기 위해 가계·소상공인을 위한 현장 금융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지역민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으며, 지역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1월 22일 발생한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로 227개 점포가 피해를 입었는데, 상인들이 설 대목을 앞두고 성수품을 많이 준비해 놓은 터라 재산 피해가 더 컸다. 지난해 7월에도 집중호우로 인해 세종, 공주, 청양, 논산, 부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었는데, 불행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였음에도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화재 피해가 빠르게 복구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리 지원도 화재사고 이틀 후 현장 금융상담센터를 신속하게 설치해 운영이 종료될 때까지 피해상인들에게 기존 대출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보험료 납입유예 및 보험금 신속지급 등 127건의 금융지원 관련 상담을 실시했고, 상인들이 농협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협약 금융기관으로부터 재해특례보증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충남도, 서천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4월에는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을 개장해 소상공인들이 일상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었다. 우리 지원 직원들도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돕는 데 동참하게 되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대전시가 벤처투자 생태계 구축 및 혁신성장 지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전투자금융(주)이 행정 절차를 마치고 7월 말까지 법인 등록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에서는 대전시와 어떤 교류를 펼치고 있으며 향후엔 어떻게 협조할 예정인지.
▲대전은 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개발단지로 대변되는 과학도시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생명공학연구원(NST),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대덕특구에 소재한 수 많은 연구소와 카이스트(KAIST)라는 초일류 과학기술연구대학교는 대전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말 현재 벤처투자사의 8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대전에는 약 3.6%에 불과하며, 벤처투자 금액도 수도권은 73.1%인데 반해 대전은 5.3%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2022년 대전시는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방위산업, 나노·반도체 등 4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대전투자금융㈜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시도로 보인다.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대전시가 최초 사례로 전례가 없었던 만큼 여러 난관이 있었다고 들었다.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필요한 조직 설치, 관치 차단을 위한 투자 의사결정 분리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우리 지원은 대전시에 파견된 경제협력관을 통해 설립 초기 단계부터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설립 전반에 걸쳐 필요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록 절차를 진행하게 될 텐데 차질없이 등록이 완료되어 대전지역 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안승근 지원장.(사진=이성희 기자) |
▲우리 지원은 올해 상반기에 2만5305명을 대상으로 70회의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실시한 금융교육(77회, 2만7657명)의 약 91%에 해당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151회, 4만2315명)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원에서는 금융취약계층인 노령층, 실업자, 군인 등 교육대상에 적합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노령층에 대해서는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대학생금융교육봉사단을 활용해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을 실습을 통한 체험학습 형태로 진행하고, 실업자들을 대상으로는 불법사금융 피해예방 교육과 함께 사전채무조정, 서민금융지원 등에 대한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사회초년생인 훈련병에게는 올바른 금융 습관을 형성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과 투자, 신용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교육 이외에도 다문화가정, 보육원 퇴소 청년 등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에 대하여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지자체 및 시민단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 제작, 강사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보다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금융 발전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의 향상은 어느 정도 금융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에 이르게 되면 금융의 발전은 자본시장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전세종충남지역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85조 원으로 전체 시장(2688조 원)의 3.2%를 차지하고 있고,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연평균 증가율은 3.98%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하면 타 지역대비 높은 수준이며, 앞으로도 벤처기업 중심으로 상장기업수 및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고 바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본시장 및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시장 및 금융의 규모 확대 등 양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시장의 건전화 및 시장참여자의 금융에 대한 이해력 증진 등 질적인 성장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우리 지원은 한국거래소, 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대전세종충남지역 기업의 상장 추진을 적극 지원하고 투자자 등 금융소비자의 자본시장과 금융에 대한 이해력 증진을 위해 금융교육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 민원을 적극 해결하고 불공정거래 방지 등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
-올해 하반기 목표와 남은 임기 동안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지금까지 해온 것과 같이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금융교육에 매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오는 9월에는 전통시장 상인의 금융사기 피해예방과 상생금융 지원을 위한 사업인 '장금이 결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실시하게 되는 장금이 결연은 작년 10월 하나은행과 대전중앙시장과의 결연 이후 2번째 행사로 올해에는 충남 지역 전통시장을 선정하여 결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장금이 결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금융범죄 피해사례 전파 및 홍보 업무를 상시 수행하는 금융보안관도 임명할 예정이다. 충남중소벤처기업청, 금융회사 및 상인회와 잘 준비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그리고 4분기에는 대전세종충남지역 소비자단체와 만나 지역민들의 금융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여 금융소비자들의 의견이 금융감독 업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금융소비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는 데 우리 지원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대담=박병주 경제부장·사진=이성희·정리=심효준 기자
●안승근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은?
1970년 태어나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과 학사 및 U of Iowa. MBA 과정을 마친 뒤, 1995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조사1국 조사7팀장, 특별조사국 파생상품조사팀장, 자본시장감독국 구조화상품팀장, 공시심사실 공시심사기획팀장, 금융투자협회 파견실장, 자본시장조사국장, 기획조정국장, 기업공시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국제금융센터 파견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부터는 대전세종충남지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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