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용촌동 정뱅이마을 수해는 평촌산업단지 조성 때문?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용촌동 정뱅이마을 수해는 평촌산업단지 조성 때문?

주민 수해 가능성에도 제방관리 안돼 '인재' 주장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수해 영향 없었을 것 반박

  • 승인 2024-07-17 18:11
  • 신문게재 2024-07-18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40717_170929567
17일 대전서구청 앞에 걸려 있는 용촌동 수해복구 주민 대책위 현수막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지난 10일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 일부 주민들이 침수 피해 원인 중 하나로 인근에 조성 중인 평촌산업단지를 지목하고 있다.

홍수 완충 역할을 해왔던 대규모 논 부지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많은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돼 유량과 유속이 급증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수해 가능성에도 제방 관리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인재'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전시는 영향이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17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전날부터 용촌동 수해복구 주민대책위원회는 대전 서구청 앞에 '평촌산업단지 조성에 의한 용촌동 침수 피해 신속하게 보상하라', '용촌동 수해피해는 예견된 사회재난'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상태다.



앞서 7월 10일 새벽 집중호우 당시 용촌동 정뱅이마을 인근 갑천에 있던 제방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하천물이 쏟아져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가 있었다. 제방이 무너진 이유 등 정확한 피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공사가 진행 중인 평촌산업단지 조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전시와 서구의 공약사업인 평촌산업단지는 서구 용촌동, 평촌동, 매노동 일대 85만 9000㎡(약 26만 평)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2021년 4월에 착공돼 올해 말 준공이 예정돼 있다. 갑천을 사이에 두고 용촌동 정뱅이마을 주변에서 유실된 제방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공사 중이다.

마을 주민 A 씨는 "공사가 진행 중인 부지는 원래 대규모 논밭이었고 제방이 터진 지역과 멀지 않다"며 "산도 밀어버리고 빗물을 저수해 작은 댐 역할을 하던 논도 없어지면서 갑자기 개활지가 되다 보니 많은 면적의 빗물이 한꺼번에 하천으로 유입돼 하천의 유속이나 물 흐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 대책위는 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수해 가능성 조사와 예방 검토 등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인재'임을 주장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 지난 수십 년간 마을에 침수 피해가 없었던 점도 이유로 들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마을이 저지대에 있고, 인근의 하천은 계룡산과 대둔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류하는 지점"이라며 "하천수위가 높아져 주민들이 그동안 하천에 있는 콘크리트 보를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라바보로 교체해달라고 지자체에 건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주변에서 대단위 공사를 한다면 적어도 인근 하상 상태라던가, 제방 상태 점검을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전시는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영향은 없었을 것이란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공사지가 콘크리트로 다 덮여 있는 상태도 아니고, 나대지인 상태"라며 "현장에 나가 확인해봤지만, 혹시라도 토사들이 갑천에 흘러 들어갔다면 영향이 있겠지만, 그쪽으로 토사 유실된 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방 유실 자체가 인재라며 정확한 원인 조사와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주변에 교각이나 보가 있으면 하천 소용돌이 현상으로 제방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며 "산업단지 공사로 인한 수량이나 유속 영향도 더해져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