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이 7월 16일 누리동 북측 생활권 조성 용역안에 담긴 '디지털 미디어단지' 구상안. 보롬교를 건너기 전 좌·우측 복합 및 상업용지가 제안됐다. 사진=행복청 제공. |
무엇보다 2021년부터 세종시와 차례로 이전 양해각서(MOU)를 맺은 언론사들의 약속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수도권 일간지 4개사와 방송 7개사, 통신 1개사, 인터넷 3개사, 지방 일간지 1개사, 방송 1개사 등 모두 17개사가 사실상 협약만 맺었다. 결국 문재인 정부 및 세종시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외형만 키우는 데 그친 셈이다.
바통을 받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답답한 흐름은 마찬가지다. 여·야 협치로 '대통령 집무실(2022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23년) 법안'을 통과시켜 놓고도,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단지 조성 흐름은 더디기만 하다. 언제 어디서 착공하고, 어느 부지에 어떤 규모로 언제까지 완공을 할 것인지 마스터플랜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그나마 위안을 찾을 대목은 디지털 미디어단지의 입지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데 있다.
앞선 정부에선 어진동 총리공관과 전월산 무궁화공원을 지나 오송역 방향의 누리동(6-1생활권) 남측이 유력한 입지로 거론된 바 있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 후보지부터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와 인접해 있는 특성을 고려했다.
7월 16일 새 정부 들어 행복도시건설청 주관으로 첫 공개된 '누리동(6-1생활권) 조성 용역안(최종)'에선 입지가 북측으로 변경·제안됐다. 도담동(1-4)과 해밀동(6-4), 한별동(6-2) 비알티(BRT) 라인을 타고 보롬교를 건너기 전 좌·우측 상업용지다. 미호강 조망권에다 KTX 오송역까지는 차로 13분, 세종의사당 예정지까지는 차로 8분 정도 거리의 접근성을 갖췄다.
문제는 앞으로다. 2022년 LH를 통해 진행한 전국 600여 개 언론사 대상 '입주 수요' 조사도 다시 해야 할 판이다. 실제로 오겠다는 언론사의 실체가 없어서다. 당초 구상은 2025년 토지공급이었으나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한 목표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2025년까지 언론사 수요 재조사 등의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 그 시점까지 규모와 토지공급 방식 등의 최적안을 다듬어갈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이나) 아직까지 완공 로드맵을 특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세종시의 한 관계자 역시 "토지공급 및 방식 결정의 주체는 행복도시건설청에 있다. 행복청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미디어단지 가시화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이 연기되거나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의 정상화 노력으로 전국 언론사에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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