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기업들의 재무 관련 지표.(자료=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제공) |
한은 대전세종충남본부 기획금융팀 손창남 과장·박서희 조사역이 16일 발표한 '대전지역 기업 경영성과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대전 기업들은 대내외 열악한 환경 탓에 성장이 둔화하고 수익성이 저하됐지만 전국과 비교해서는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전국 기업의 매출 평균이 -1.9% 감소하는 동안 대전 기업의 매출은 0.3% 증가했고, 수익성(영업이익률)도 5.7%로 전국 평균(4.0%)을 상회하면서다. 지역 기업들의 재무안전성도 105%로 전국(103%)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조사대상은 대전에 소재한 외부감사대상기업으로, 보고서는 매출 10억 원 이상의 652개 기업에서 추출한 지표로 구성됐다.
대전 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매출 회복세가 부진하면서 채무상환 여력이 약화됐고, 고금리로 인해 한계기업도 5곳 중 1곳 수준(21.5%)까지 늘었다. 2023년 대전 기업들의 이자비용은 약 8000억 원으로 2021년보다 약 두 배나 증가했으며, 기업당 평균 이자비용도 10억 원을 넘어섰다. 매출액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금융비용부담률도 1%대에서 2%대로 한 단계 상승했다. 특히 이자보상배율(기업들의 이자지금에 필요한 수익창출능력)도 4.2배에서 지난해 2.5배까지 크게 떨어졌다.
이에 대해 손창남 과장은 "지난해 대전기업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냈지만 금년에는 수출 호조 등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대전지역 기업들의 경영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높아진 금리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낮아지거나 기업 규모·업종 간 경영성과가 차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고려한 장·단기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전 벤처기업들의 주요 경영애로 사항이 자금조달과 운용에 있는 만큼 금융정책적 지원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서희 조사역은 "중장기적으로 혁신기업이 속한 지식서비스산업 등의 성장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대전지역 신성장 기업들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금융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혁신·창업기업들에 대한 다면적인 금융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대전시의 벤처투자전문 금융회사 설립을 포함한 금융인프라 개선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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