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8일 대전의 한 편의점 모습. /김흥수 기자 |
자영업에서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까지 오르면 점포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1만 원대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더해져 심리적 부담도 크다고 호소했다.
특히 편의점 업계의 근심이 크다. 5인 미만의 소규모 점포가 대부분인 편의점의 경우 가맹점과 하루 24시간 또는 18~19시간가량의 계약을 체결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본사로부터 패널티를 받는다. 이런 탓에 야간 아르바이트생 채용은 필수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8일 대전의 한 편의점 모습. /김흥수 기자 |
일반음식점이나 카페 등도 인건비를 걱정하긴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비교적 업무 강도가 덜한 편의점을 선호하는 탓에 현재도 1만 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
중구 은행동 한 음식점은 식사 시간대에 맞춰 8명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했다. 해당 음식점 사장은 "최저임금 수준에서 직원을 고용하려고 하면 지원을 하지 않아 지금도 시간당 1만 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 같아 걱정이다. 폐업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유성구 대형마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안 모 씨는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 씨는 "직원들 빼고 아르바이트생만 3명 채용하고 있는데, 시급으로 1만 원을 주고 있다"며 "매출 70~80%가량이 인건비로 나가고 있어, 업주가 가져가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수치로 나타난다. 정부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사업자로 등록한 대전지역 음식업자 2677명, 소매업자 2327명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폐업 신고한 음식업 2411명, 소매업 1659명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분포된 대전지역 특성상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기중앙회 대전세종본부가 17일 발표한 '대전 소상공인 자금사정 및 경영애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자금 사정이 나쁘다고 밝힌 지역업체는 총 52%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경영악화 원인으로 '판매부진' 66.7%, '원자재비·재료비 가격 상승' 35.9%, '인건비 부담' 24.4%, '이자비용 부담' 19.2%(복수응답) 등을 꼽았다. 서재윤 본부장은 "대전지역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 등 소상공인들이 많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대로 결정돼 부담 가중이 예상되는 만큼, 인건비 부담 완화를 비롯해 임대료 감면, 기준금리 인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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