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되찾아야 할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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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되찾아야 할 일상

김지윤 정치행정부 기자

  • 승인 2024-07-15 17:05
  • 신문게재 2024-07-16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쥬니
김지윤 기자.
지난 10일 수요일, 집중 호우가 대전을 휩쓸고 간 지 벌써 5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빠르게 지나는 시간과 달리 이번 비로 인한 상흔을 복구하는 작업은 느리기만 하다.

나 역시도 이번 비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다. 관저동에 사는 나는 매일 아침 출근을 하기 위해 유등교를 지났다. 서구와 중구를 잇는 대표적인 다리로 이곳을 통행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폭우로 유등교가 침하되면서 이곳을 매일 지나던 시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오늘도 그랬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와 출발했지만, 평소 출근 시간보다 20분 이상 걸렸다. 관저동에서 출발해 도마동을 거쳐 평소라면 유등교를 지나야 했지만, 산성동 방향으로 우회하라는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랐지만 많은 차량이 이곳으로 한 번에 몰리면서 도로는 주차장이 된 것처럼 기능을 잠시 멈췄다.



내비게이션 역시, 급작스럽게 바뀐 도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 다리 밑 통행을 막고 있음에도 그곳으로 가야 한다고 두 차례나 안내했다.

오전 7시 30분 도로 상황이었다. 앞으로 정시 출근을 위해선 얼마나 더 일찍 나와야 할까.

단순 교통 체증 불편함보다 더 큰 피해는 이번 폭우로 침수된 주민들의 거처다.

집중 호우로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과 정림동 명암마을은 쑥대밭이 됐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뿐만 아니라 그 날 밤의 기억은 오래 씻을 수 없는 고통이 됐다. 특히 용촌동 정뱅이 마을의 경우 이번 비로 인근 제방이 무너지면서 그 피해는 더욱 컸다.

사람들의 추억과 손때가 담긴 마을 곳곳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온갖 가재도구와 쓰레기는 마을 이곳저곳에 널브러지고, 억울함과 막막함이 담긴 주민들의 울음 소리만 가득한 곳이 됐다.

안타까운 주민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지역사회는 이곳을 다시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주말 기간에도 자원 봉사자들은 서로 나서 마을 곳곳을 청소하기 바빴다.

지자체 역시 복구를 위해 인력을 투입해 시설 보수와 함께 이재민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노력에도 복구는 더딜 수밖에 없다. 이들의 도움을 통해 응급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침수된 주택을 되살리고, 무너진 제방을 다시 세우는 등 남은 복구 작업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현재 지자체의 재정 상황으로는 이 모든 복구를 도울 수 없다.

절실한 건 정부의 도움이다. 현재 지역 사회에서는 이곳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마을과 주민들의 이전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선 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런 목소리에 정부가 하루빨리 대답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김지윤 정치행정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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