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건립 비용이 포함된 차입금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단편만을 보면 의료진 부족으로 외래·수술을 대폭 줄여온 탓이 크지만 그보다 근본적이다. 충남대병원이 14일 자세히 밝힌 대로 세종 분원의 적자를 메울 여력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병동 통폐합과 운영비 삭감, 무급 휴직 시행과 같은 비상경영체제는 한계를 드러낸다. 제도의 틀 안에서 의료수입 급감에 따른 적자가 감당 안 된다는 사실은 확인된 지 오래다.
자구책만으로 경영 전반에 켜진 빨간불을 제어하기 힘든 만성 적자 상태다. 신규 간호사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고 전문의 확보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쯤 되면 일개 병원의 위기가 아니다. 지역거점병원으로서 필수의료 수행 과정에서 과도한 적자에 직면한 국립대병원에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게 사리에 맞다. 세종충남대병원은 행정수도 정주 여건과도 관련이 있다. 충남대병원의 정상 운영을 지원하는 일은 지역의료를 살리는 방편이다.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엄청난 분란의 씨앗을 뿌린 의대 증원의 명분도 이것 아니었나. 매달 월 100억~150억원을 넘나든 적자로 충남대병원 누적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병동과 센터 통폐합과 필수의료 인프라 위축, 다음 수순은 축소 진료로 이어질 게 뻔한 지경이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 지방자치단체, 또 국회 입법 차원에서 현 사태 악화를 수수방관하지 않길 바란다. 국민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의정 갈등 해소와 별개로 긴급 재원 투입은 불가피하다. 지역·필수의료를 정말 생각하는가. 그러면 재난 수준에 버금가는 국가 재정 지원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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