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스마트칠판이 도입된 가운데 기존 사용하던 모니터가 교실 내 그대로 방치돼 있다. |
14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 1~2학년 교실에 스마트칠판을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대전 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스마트칠판으로 전면 교체됐다. 하지만 기존의 칠판에 대한 처리 대책이 없어 학교에서 보관하는 상황이다.
대전교육청은 2025년 인공지능(AI)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위해 스마트칠판 도입과 관련해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대전 내 모든 학교·교실에서 디지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인데 기존 물품 처리는 학교의 몫이다.
학교는 보급된 물품에 대해 정해진 기한이 지나지 않았을 때 불용처리에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물품관리자는 칠판, 모니터 등 물품이 보급될 때 정해진 기간 의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학교 칠판의 경우 보통 5~7년 정도의 관리 기한이 정해져 있다.
학교 물품관리자는 관리 만료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칠판을 임의로 처분했을 때 감사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학교 내 빈 공간이나 옥상에 비닐만 씌워서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은 스마트칠판을 도입할 때 관리기한이 지나지 않은 물품에 대한 안내도 없이 학교 물품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학교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칠판의 의무 관리 기한이 남은 학교는 스마트 칠판 도입을 미뤄야 하는데 설치를 해야만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앞서 분필칠판에서 물칠판으로 바꿀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학교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이 처리방법 절차를 안내하는 등 방치되고 있는 칠판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은 물품을 보급할 때 처리 방침을 각 학교에 전달하게 되면 혼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물품은 학교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어 하나하나 관여할 수 없다"며 "학교 물품에 대해 교육청이 관여하게 되면 학교 자율성 침범 등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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