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범람한 갑천 모습. 사진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서를 내고 "전형적인 애물단지이자 예산 낭비인 갑천물놀이장 조성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갑천물놀이장 조성'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왔다.
이들은 "대전시가 추진 중인 갑천물놀이장 예정부지가 지난 9일부터 내린 비로 침수됐다"면서 "물이 빠져나간 광장과 산책로는 온통 진흙 펄이 뒤덮여 있었다"고 우려했다.
또 "하천 둔치에 물놀이장을 건설하는 것은 침수에 따른 지속적인 피해와 이로 인한 운영비 상승, 시민의 안전이 위협될 수밖에 없는 매우 부적절한 사업"이라면서 "매년 여름 강우 때마다 침수와 복구가 반복되면서 무의미한 예산 지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가지게 되는 전형적인 재정낭비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안전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은 "예측하기 어려워진 기후위기 시대의 강우 패턴에 따른 갑작스러운 비는 시민의 안전마저 위협할 수 있다"면서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비에 다수 이용객이 혼란에 빠지고, 원활하게 대피하지 못하면 끔찍한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전시는 이번 비로 벌어진 물놀이장 예정부지의 침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물놀이장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금강유역환경청은 본연의 업무인 수량·수질관리, 하천생태계 보전, 시민의 안전까지 제대로 고려해 하천점용허가를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갑천물놀이장 조성' 사업은 대전시가 158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 앞 갑천 둔치 일원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 및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대전시는 갑천 물놀이장 사업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대전시는 2010년 8월 유성천과 갑천이 합류되는 지역에 물놀이장을 개장하려다 수질안전성 등의 문제로 백지화했다. 당시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지만, 장마 때 상류의 오염물질이 흘러드는 등 물놀이장 운영이 쉽지 않았다.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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