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출범한 세종시교육청 학교지원본부 조직도. 사진=시교육청 제공. |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은지, 이하 세종교사노조)이 7월 5일 포문을 연 데 이어,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세종지부(지부장 이상미), 10일 세종시 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세종 교총, 화장 남윤제)의 비판 성명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교사노조는 "작년 여름 최교진 교육감의 멈추지 않는 세종교육 방안 발표 이후 '방학 중 중식 지원'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계속 표명해왔다"며 "복지 사각지대의 위기 학생을 위한 중식 지원에는 공감하나 전체 학생으로의 대상 확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시교육청이 진행 중인 '방학 중 아이들의 성장 지원' 사업이 학교 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불러오고 있는 점도 꼬집었다.
이번 안은 지역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방학 중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 성장 지원 시스템 마련 ▲프로그램 참여 학생에 대한 중식 지원으로 복지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다. 당장 협력 9개교가 이번 여름방학부터 프로그램 운영과 중식 제공을 위한 전담 인력을 채용해야 하고, 다가오는 겨울방학에는 54개 전체 초교로 사업을 확대한다.
7월 1일 '학교가 결정하면 교육청이 지원하고, 학교의 교육활동을 돕는 교육청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학교지원본부 출범을 무색하게 하는 정책이란 판단을 더했다. 학교가 요구하지 않고 숙의 및 준비 과정도 부족한 사업에 예산(21억 원)을 일괄 편성했기 때문이다. 문제제기 후로는 "개별 학교에서 민주적인 협의를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교사노조는 "이 사업은 방학 중 학생들의 성장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등하굣길 안전과 학교 배움터 지킴이가 없는 등 교육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는 학생 지도와 안전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 인력 미비, 학교폭력 사안, 유행성 독감 같은 전염병 전파 등의 문제를 키우고 있다. 위생 상태와 품질 안전성 등은 누가 담보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올해 학생 1인당 4만 원에서 2만 8000원으로 삭감한 학습준비물 지원 금액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게 우선이란 제언도 내놨다. 이미 방학 중 캠프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온 점도 강조했다. 학생들은 방학을 통해 학교를 벗어나 온전한 쉼을 보장받아야 하고, 가족과 함께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학교 밖 마을의 인적·문화적 인프라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 배움터로 활용하며 앎과 삶이 균형 있게 성장하는 기회 보장도 요구했다.
전교조 역시 큰 틀에서 같은 견해를 내놨다. 이 단체는 "세종교육 10년의 과제가 방학 중 급식으로 협소화될 수 없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며 "학교 구성원 의견을 얼마나 진지하게 수용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이번 여름방학 시범학교를 통해 문제점을 면밀히 살핀 뒤, 이후 확산 가능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 돌봄은 노동과 교육, 복지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종합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으면서,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청으로 전환 △겨울방학 중식 예산 집행 권한은 오롯이 5개 초등학교와 구성원에게 맡기기 △공약 또는 교육발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육 제 단체들과 소통 확대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화 △관련한 의제를 놓고 정책협의와 토론회, 포럼 개최 △중식 제공 확산 여부 재검토 등 4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같은 주장은 세종교총이 이어 받았다. 벌써부터 학교 현장은 영양 교사 출근과 학교급식 관련 법령 정비, 급식 관련 종사자 근무 문제 등의 현안에 직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장과 합의 없는 언론 보도로 인한 학교 구성원의 실망감도 크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이에 교총은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를 면밀히 살펴 재검토 시행을 촉구했다. 교총은 "방학 중 학생들의 성장지원에 대한 원칙에는 공감하나 제도 시행에 따른 상황과 문제점을 먼저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세종시교육청은 교직원들과 학부모들과의 갈등 조장이 아닌 민주적 소통 행정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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