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급등한 건설자재 가격= 건설공사는 자재, 인력, 장비, 자금, 공법, 공사관리 등 다양한 생산요소의 투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중 건설자재는 공사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2%로 원가 구성요소 중 비중이 가장 높다. 2022년 기준 건설자재 시장규모는 약 135조 원이며, 세부 업역별로 종합건설업이 68조 6000억 원, 전문건설업이 66조 3000억 원 규모다.
2021년부터 본격화된 건설부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건설자재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해 건설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금융정책으로 유동성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각 국은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증가시키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었다. 2022년엔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 봉쇄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됐다. 이뿐 아니라 자원 수출국의 자원 무기화가 심화됐고, 여기에 가격상승 심리에 따라 일부 매점매석 등 유통구조상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건설자재 수급과 가격이 불안해졌다.
2021년 건설중간재 물가지수는 연간 27.3% 상승했고, 이는 1980년대 오일쇼크 때보다 높다. 자재가격 뿐 아니라 노임, 장비임대료까지 오르면서 건설공사비지수 상승폭 역시 상당했다.
건설자재별로는 2021년 철강 및 금속재의 상승세가 컸으며, 2022년엔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광물이 상승을 주도했다. 2022년의 경우엔 물가 동조 현상이 심화돼 수급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 건설중간재지수(왼쪽) 및 건설공사비지수(오른쪽) 추이.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
자재가격 급등에 따라 자재 공급자와 수요자 갈등 증가는 물론, 발주자와 원도급자,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 공사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생산요소인 자재가격의 불안정은 건설 부진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부실기업 증가의 악순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1년엔 철근 가격 급등으로 철강업계와 건설업계 갈등이 이어졌고, 2023년엔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자,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3년 하반기엔 일부 지역에 레미콘 가격 인상 이슈로 공급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존 계약의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신규 계약의 경우 건설자재, 인건비 등의 상승 폭을 감안해 공사비 자체가 올랐으나, 기존 계약은 낮은 단가로 계약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제로 공사가 진행될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대두됐다.
특히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직접시공의 주체인 전문건설업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줬다. 전문건설업체는 자재 생산업체를 통한 직접구매가 어려워 유통사에 의존하는 구조이며, 가격협상력 역시 열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자재 가격상승 원인.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
▲설문조사 결과 직접구매 자재 레미콘 가장 많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업 주요 자재 분석을 위해 11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건설업체가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직접구매 자재는 레미콘으로 32개사가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또 철근 27개사, 페인트 21개사, 강관 20개사, 목재 18개사, 형강 17개사, 타일 16개사, 샌드위치패널 14개사, 창호 13개사, 벽돌 12개사, 대리석 8개사 순이었다. 이 외에도 단열재(4개사), 방수자재(4개사), 석고보드(3개사), 조경수(2개사), 아스콘(2개사) 등을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존재했다.
여기에 응답 업체의 직접구매 자재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금속창호·지붕건축물조립공사업으로 약 48.2% 수준을 보였다. 이어 도장·습식·방수·석공사업 33.5%, 실내건축공사업 33.3%, 지반조성·포장공사업 23.7%, 철근·콘크리트공사업 12.9% 순이었다.
생산자물가 총지수 및 건설용중간재 상승률 비교.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