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가 던졌던 제갈량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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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가 던졌던 제갈량의 출사표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 승인 2024-07-07 10:33
  • 신문게재 2024-07-08 18면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서철모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흔히 '출사표'는 선거 출마나 대화 참전과 같이 중요한 일에 임하며 심경을 발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삼국시대 제갈량이 전쟁에 나가며 왕에게 올렸던 상소문에서 비롯된 말이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유명한 책사이자 정치가인 제갈량은 황제 유비가 죽은 후 그의 아들 유선을 도와 촉한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북벌을 시도하며 나라의 국력을 키우고자 했는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그의 출사표다.

출사표는 제갈량이 북벌을 떠나기 전 유선에게 올린 상소문으로, 자신의 충성을 다짐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글이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와 그를 자신을 책사로 삼았다는 '삼고초려'도 글 속에 담겨있다. 상소문에서 제갈량은 유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고, 유선에게도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통치를 당부했다.

출사표는 제갈량의 깊은 충성심과 애국심, 그의 정치적 철학과 인품을 보여주는 자료로 후대에 전해지며 경기, 경쟁 등에 참가 의사를 밝힐 때 참가자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2년여 전, 필자도 제8회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서구청장 출마에 도전했다. 당시 변화와 혁신으로 서구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꿈을 밝혔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은 순항 중이다. 민선8기 2주년을 맞아 제갈량이 유선에게 올렸던 상소문에 나라의 발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담았던 것처럼, 필자도 서구 발전 하나만을 바라보며 충성을 다하겠다는 초심을 되새겨 본다.

제갈량에게 배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그의 '협치 사상'이다. 제갈량은 인재 등용과 신하 간 협력, 백성 우선 정책과 같은 협치를 강조했다.

현재 지방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협치다. 지방정부는 주민, 기업, 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맞닿아 있고,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대처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자치단체, 의회, 주민단체의 협치는 필수적이다. 양보와 협력 속에서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 특히 주민과 삶이 직결되는 업무가 많은 만큼 주민을 위한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간의 협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삼국지에서 협치는 단순히 권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협력은 삼국시대의 복잡한 정치적, 군사적 상황 속에서 각 세력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

지금의 서구도 그러하다. 우리는 행정, 정치, 경제 등 각자의 영역에서도 서구 주민의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필자는 우리의 협치를 위해 먼저 솔선수범하여 나아갈 것이다. 2년 전 우리가 던졌던 출사표의 끝맺음이 협치로 완성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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