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방향을 잡고 동력을 끌어올려 온 대학의 기획처 또는 태스크포스(TF)팀은 여름방학과 휴가의 계절임에도 최대 150쪽 분량의 본 지정 신청서(실행계획서) 준비로 '올인'하는 모습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대 입장에선 글로컬 본 지정으로 지원받게 되는 1000억 원은 단비 같은 존재다. 지난해 예비지정 후 탈락한 대학은 올해 바로 본 지정으로 올라올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원점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무엇보다 충청권 전원 탈락으로 '지역 홀대' 논란이 컸던 만큼 올해는 최대한 많은 대학이 선정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7일 교육부와 지역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대학들은 7월 26일까지 지자체·지역 산업체 등과 공동 수립한 대학별 실행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한 평가를 거쳐 8월 말 10곳 내외의 2024년 글로컬대학이 최종 지정된다. 충청권에선 충남대-한밭대, 한남대, 건양대, 순천향대, 대전보건대가 해당된다.
충남대가 7월 5일 오후 3시 충남대 산학연건물 DSC 2층에서 글로컬대학 30 실행계획서 관련 구성원 대상 마지막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온라인(화상회의 줌) 방식으로도 진행됐다. /사진=고미선 기자 |
'국립대간 통합과 출연연 융합에 기반한 연구중심 대학' 혁신안으로 예비지정에 오른 충남대-국립한밭대는 막판 구성원 의견수렴에 한창이다. 통합을 내건 만큼 양 대학 간 이견조율이 쉽지 않고, 각각의 대학 내부 구성원에 대한 설득과 동의과정도 난제다.
충남대는 7월 5일 구성원 대상 마지막 온-오프라인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선 한밭대와의 통합, 교명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한밭대는 8차례에 걸친 직능별 설명회를 마쳤고 17일 총동문회 의견수렴 일정만 남았다. 교명과 관련해선 제3의 교명 제정을 제안했다가 양교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교명을 결정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양 대학은 각각 8일 오전 10시부터~10일 오후 5시까지 3일간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실행계획서(통합 기반) 제출에 대한 찬반투표'를 중앙선관위 온라인 시스템으로 진행한다. 충남대의 투표 비율은 교원 50%, 직원·조교 30%, 학생20%다.
투표를 거친 충남대와 한밭대 교수·직원·조교·학생들의 입장은 교육부에 제출되는 실행계획서에 포함돼 결과에 관심을 모은다.
이승철 한남대 총장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미국의 캐롤튼 시, 북텍사스 한인상공회의소, 미국 TMD사, 르터누대학과 국내 학생들의 해외 진출 시 거점도시 및 거점 기업체 등으로 지원하기 위한 협력과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美캐롤튼시·북텍사스한인상의·르터누대학·TMD사. /한남대 제공 |
스타트업타운 조성과 연계한 'K-스타트업 밸리' 대학 모델을 단독으로 제출한 한남대는 글로컬 최종 선정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남대는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실에서 '대한민국 대표 K-스타트업밸리 대전' 국회 포럼을 연다. 대한민국 대표 K-스타트업 밸리로서의 과학기술도시 대전의 비전과 혁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한남대는 12월 국내 최초 '대학 내 국가 첨단 산업단지'라는 타이틀로 캠퍼스 혁신파크 완공을 앞두고 있다. 6월 25일 출범한 '한남창업멘토100'과 '한남엔젤투자클럽'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지원군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미국과 일본, 필리핀, 태국 등 기독교대학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동 단과대학을 만들어 공동 창업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공동 학위를 주는 '글로벌 창업 연합대학 체제' 출범을 위해 이승철 총장이 직접 해외에서 뛰며 본 지정 계획서에 담아낼 사업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4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예비지정된 건양대가 6월 28일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2024 글로컬대학 본지정 대비 지·산·학·연 TF 3차 회의'를 가졌다. /건양대 제공 |
논산-계룡-충남을 잇는 'K-국방산업 선도대학'으로 비전을 설정한 건양대는 기획팀을 중심으로 한 TF팀은 물론 학교 전체가 구체적 실행계획서 마련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김용하 총장과 최임수 부총장을 비롯해 교수·직원들로 구성된 글로벌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수인 만큼, 충남도, 논산·계룡시와 함께 협력체계를 모색하며 지자체와 기업, 군 기관의 의견을 적극 검토해 실행계획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건양대는 6월 27일 논산 창의융합캠퍼스에서 충남도·논산시·계룡시·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함께 건양대의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을 위한 협력과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국방산업 대전환 포럼'을 통해 지·산·학·연·군 협력체계를 모색했다. 28일엔 충청남도 소회의실에서 충남도와 논산시, 충남연구원, 충남라이즈센터 및 방산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2024 글로컬대학 본지정 대비 지·산·학·연 TF 3차 회의'를 가졌다. 이어 7월 1일 논산시의회를 방문해 시의원들에게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서 초안을 공유하며 의견수렴에 한창이다.
▲순천향대, 재도전 절치부심… 산학연 공유캠퍼스 구축 첫 삽
순천향대는 지난해 예비지정 후 본지정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딛고 올해 혁신안 실행계획 준비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MMC(모빌리티, 메디바이오, 탄소중립) 분야의 신성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 창업과 미래 신산업을 선도할 지역 거점 허브 구축을 글로컬대학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순천향대는 대학 신규 부지 3만3000여평에 충남 신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산·학·연이 함께 자원을 공유하는 '충남 글로컬 산학연 공유캠퍼스'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충남도민, 대학, 산업체, 벤처창업 투자기관이 함께 재원을 마련한 글로컬 메가 펀드 2030억원을 조성하고 있다.
▲대전보건대, 대구·광주와 초광역연합
전문대로만 구성된 연합모델로 예비지정에 오른 대전보건대와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는 2일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전과 대구, 광주에 있는 보건대학이 연합대학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지자체 지원과 협의체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은 최우수 보건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해 보건의료 분야 아시아 최고의 전문대학 진입을 목표로 한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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