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민동의 B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모습 (사진=중도일보 DB) |
장마철이 시작되며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주차장 입구 물막이판 설치, 빗물 배수구 청소 등이 필요하지만 아직 대비가 안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교통문화연구소가 6월 발표한 '여름철 공동주택 차량 침수 위험 요인 및 예방대책'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간 총 3만 3806대의 침수차량이 발생했다. 특히 중부지방은 집중호우가 크게 발생한 2020년과 2022년에 총 2만 7234대가 침수돼 최근 5년간 침수차량의 8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전에서는 2020년 7월 시간 당 최대 102㎜의 기록적 폭우가 내려, 서구 가수원동의 A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사고가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언덕 중턱에 있는 고지대 아파트지만, 당시 언덕 위로 많은 양의 빗물이 경사면을 타고 아파트 단지로 흘려 내려오면서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이다. 수십 대의 차량 침수는 물론 전기실까지 빗물이 들어와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A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장은 "이후 지자체에서 지하주차장 침수 예방을 위해 주차장 입구 주변으로 배수 트랜치와 빗물배수구 추가 설치 지원을 했다"며 "아파트 차원에서도 빗물 배수구에 이물질들이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하고 있어 이후 침수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에도 폭우로 인해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B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 주민 차량이 침수된 피해가 있었다.
연이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피해에 대전시는 2023년부터 침수 우려 아파트 단지마다 물막이판(차수판)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집중호우 예보 시, 빗물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오지 않도록 주차장 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침수 피해가 있었던 전민동의 B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도 현재 물막이판이 설치된 상태다.
지난해 침수 우려가 있는 21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70곳에 물막이판 설치가 무료로 지원됐지만, 아파트 입주민 반대로 물막이판 설치가 무산된 곳도 있다.
전민동에 있는 C 아파트 단지는 바로 옆에 갑천이 있어 침수 우려 단지로 분류됐다. 물막이판 설치 대상 단지였지만 주민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해당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을 살펴본 결과, 주차장 입구 빗물 배수구에도 흙과 낙엽들이 가득 차 빗물이 배출되기도 어려워 보였다. 앞서 내린 비로 지하주차장에 물웅덩이도 고여있는 상태였다.
C 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에 아파트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물막이판 필요성에 대해 조사했는데 아파트가 하천 옆에 있다고 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주민들이 계셨다"며 "빗물 배수구는 다음주부터 트랜치 교체작업과 청소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동구 용운동의 한 침수 우려 아파트 단지 1곳도 입주민 반대로 막혀 물막이판 설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물막이판 설치로 우리 아파트가 위험하다고 보일까봐 필요성을 느끼는데도 신청을 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막이판 설치를 통해서 우리 아파트가 더 안전해진다는 주민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동식 물막이판 구비나 적어도 빗물배수구라도 아파트 단지 차원에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은 4일 밤부터 다시 비가 시작돼 5일까지 시간당 30~80mm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보령, 서천, 부여는 100mm 이상 올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6일에도 다시 비가 내리며, 예상 강수량은 10~40mm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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