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준공 당시 현 충남대병원 본관 모습과 중축을 거듭한 2024년 지금의 모습. (사진=씨앤유건축사사무소 ·충남대병원 제공) |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수도권 종합병원과 지방 국립대병원의 새 병동 건립 사업이 비슷한 시기에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이 2022년 12월 새 병원 건립을 계획하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돼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다. 병원으로 사용하는 건물이 45년에 이를 정도로 노후화되면서 새 병동 건립으로 지역 환자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필수의료를 확보하겠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또 서울대병원 등 8개 대학병원이 오는 2028년까지 10개 분원을 수도권에 잇따라 개원할 예정으로, 최신의 의료기술을 적용한 새 병원에 6000병상이 만들어진다.
반면, 충남대병원은 1984년 준공한 본관을 증축하고 건물을 덧붙여 짓는 방식으로 확장하면서 환자들의 동선이 복잡해져 미로에 가까워졌다. 병상과 환자가 늘고, 의료장비가 확대되면서 정부 예산이 지원될 때마다 1993년 소아병동을 준공한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11개 병동이 부지 안에 들어섰다. 예산 규모에 따라 위치와 설계가 달라졌고 진료 전 검진을 위해서 병동을 옮겨 다녀야 하는 불편의 원인이 됐다.
특히, 수술실이 병동 3곳으로 분산돼 있고, 중환자실 역시 4곳에 나뉘어 있어 수술과 진료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병동을 2~3개씩 건너 수술실을 찾아가는 실정이다. 또 주차장이 부족하고 보행로가 비좁아 환자들이 오갈 때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시설이 오래되고 동선이 복잡한 탓에 환자들이 자신이 진료할 병원을 결정할 때 대전에 머물지 않고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암 환자의 대전 34%, 세종 79%, 충남 63%가 관외로 유출되고 있으며, 대전지역의 경우 지역 암 환자가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비율은 2009년 78.7%에서 2020년 65.9%까지 낮아졌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환자분들께서 복잡하다고 느끼는 지금의 상황에 머물러 10~20년 후에도 우리 병원이 경쟁력 있는 우수병원으로 남을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라며 "지역사회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면 새 병동에 대한 비전을 세워 10년 후 우수한 진료환경을 후손에 남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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