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의회 본회의장. |
A의원은 4년 전 발생한 충주 고교생 집단성폭행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의 부친으로, 해당 사건의 항소심 선고(18일)를 앞둔 시점에서 그의 의장 선출 추진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0년 10월 충주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고교생이었던 9명의 피고인들이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2024년 2월 1심 판결에서 법원은 9명 중 3명에게만 유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의원의 자녀는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사한 교육당국은 가해 학생 9명 중 7명을 학교폭력 매뉴얼에 따라 분리·전학 조치했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단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적어도 7명의 성폭행 가담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1심 판결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최근 경남 밀양의 20년 전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밀양 사건의 경우 지역사회가 뒤늦게나마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주 사건의 피고인 부친이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지역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만약 충주에서도 밀양처럼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피고인의 부모인 시의회 의장이 충주시장과 나란히 서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 사건은 아직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A의원의 의장 선출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A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소속 시의원들이 상황을 알면서도 A의원을 지지한 것"이라며 당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
이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윤리적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논란은 단순히 한 개인의 자격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의 가치관과 정의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관련 사건의 피고인 가족이 중요한 공직을 맡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과 연루된 가족이 있는 인사가 의장이 된다면, 향후 성범죄 관련 정책이나 조례 제정 시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인 만큼, 의장은 더욱 엄격한 도덕성과 자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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