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태 대전동산중 교사 |
우리 대전동산중학교는 남학생으로 가득한 남중이다. 항상 힘이 넘친다. 황사가 가득한 봄에도,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우리 아이들은 운동장 체육활동을 원한다. 교육청에서는 먼지가 심하니, 더위가 심하니 실내 활동을 권장한다는 지침을 내리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래도 운동장 체육활동을 원한다. 체육활동을 교실에서 한다는 전언만큼 우리 아이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체육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고 즐거움을 찾으니 아마도 아이들의 행복일 것이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학생을, 미래를 꿈꾸는 학생으로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학교의 교실에는 해맑고 행복한 아이들이 있어야 하고, 그 아이들의 꿈을 위해 교육은 존재해야만 한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교실, 즐거운 학교를 선물해 주는 것이 교사로서 최고의 보람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교사인 내가 행복을 안고 있어야 아이들에게 행복을 건넬 수 있다. 그러하기에 항상 긍정과 보람을 곁에 두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 우리 아이들이 입학해서 중학교 생활을 한 지 100일이 되어 작은 축하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백일 떡과 음료를 준비하고 사진을 찍으며 자축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벌써 백일이 되었다니, 3월이 엊그제 같은데 …….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마음에 생채기를 내며 100일을 보냈기에 어느덧 가족이 됐다. 아들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고민이 가득한 얼굴을 보면 또 마음이 아프다.
중학교 1학년의 교실은 매일매일이 갈등의 공간이기에 다툼으로 이어진다. 어제도 오늘도 갈등으로 소리치며 다툰다. '나'가 아닌 '우리'가 있는 공간이기에 필연적인 운명일 것이다. 혼내고 안아주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라는 훈육을 한다. 하지만 그 훈육이 우리 아이들을 바로 바뀌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교사로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들어주는 기다림을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름의 어느 날인 오늘도 두 아들이 싸우고 교무실에 왔다. 두 아이의 화해를 안내하는 것은 아직도 서툴다. 답이 없는 문제에 항상 고민에 고민을 한다. 하지만 그 고민의 답은 쉽게 해결될 때가 많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대변되는 중학생들에게는 자신만의 고집도 있고, 살아오면서 형성된 가치관도 존재한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듯, 중학생 아이들에게 강요하면 할수록 벗어나려는 일탈의 성향을 보인다. 아마도 중학교 교사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숙제가 생활지도일 것이다. 그 숙제의 시작은 아이들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억울함을 들어주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줌으로써 갈등은 해결될 수 있다.
교직 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초기에는 '빨리빨리'에 심취했었다. 아이들에게 '왜 변하지 않니?'라며 다그쳤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과 말이 있지만 강요와 억압으로 아이들을 다그쳤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말을 가려서 하는 교사가 되었고, 아이들이 행복을 가득 담아낼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많은 지식을 건네는 교사이기보다는 한 권의 책과 사랑을 건네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중학교이기에 아직은 대학입시의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기에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 특히 대전동산중학교에서는 학생 자치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활동을 만들어가는 살아 숨 쉬는 참교육이 있다. 그리고 학교 교육 활동에 믿음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부모님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다. 행복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으니 우리 교사들도 행복하다. 김이태 대전동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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