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항생제에 저항해 생존하고 증식하는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속균종(이하 CRE) 감염증 발생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CRE는 각종 질병에 항생제 사용이 늘어나면서 항생제 치료의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지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을 나타내는 감염증이다. 병원체보유자와 직·간접 접촉이나 오염된 기구 물품 및 환경 등을 통해 전파되며, 요로감염이나 위장관염, 폐렴 및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한다. 여러 계열 항생제에 대부분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폐렴과 요로감염 등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2017년 6월부터 전수감시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래 대전에서 신고된 CRE는 2018년 137건에서 2020년 282건, 2022년 710건을 거쳐 가장 최근인 2023년 985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충남에서도 2022년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CRE는 803건으로, 최근까지 매달 100여 건씩 신고가 접수되는 실정이다.
특히, CRE 중에서 대전에서는 수평적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바페넴분해효소생성 장내세균(CPE) 비중이 전국 지자체 중에서 세 번째로 높다.
질병관리청의 공식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PHWR)'에서 임지현 연구팀은 '2022년 국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의 신고 현황' 보고서를 통해 "CRE 감염증 신고 중 CPE 감염증 비중이 높은 곳은 대구(80.3%)와 인천(75.6%)에 이어 대전(74.6%) 순"이라고 발표했다. 또 2022년 국내 CRE 발생신고 중 70세 이상 63.5%, 60~69세 19.2%, 50~59세 9.5% 등 면역력 약한 고령층에서 주로 확산하고 있다.
정형석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항생제 내성이 코로나19 종식 후 최대 보건위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을 정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이라며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간 보고와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의료기관 종사자나 환자, 보호자가 손씻기와 공동사용 기구에 대한 소독 등 접촉성 감염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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