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팬 유연만(오른쪽) 김미애(왼쪽)부부가 지난 달 29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에서 수원FC 경기에 앞서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유튜브 동영상 캡처) |
"노부부요? 저희는 아직 청춘이랍니다."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이 경기가 열리는 날, 대전 응원석이 있는 S구역에 유독 눈에 띄는 한 쌍의 커플이 있었다. 언뜻 보아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부부로 보이는데 20~30대 젊은이들과 어울려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외치고 있었다.
주인공인 유연만(65)·김미애(65) 부부는 대전 서포터들 사이에서 유명인사다.
대전하나시티즌이 1부리그로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2022년 김천과의 홈경기부터 대전의 홈경기를 단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경기장에서 직관하고 있다.
자신들을 60년생 쥐띠 동갑내기 부부라고 소개한 아내 김미애 씨는 "2년 전 공직에서 은퇴하고 취미 거리를 찾다가 평소 좋아하던 축구를 보게 됐다"며 "경기장에서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과 함께 응원가 부르고 축구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젊은 시절 우리의 모습이 연상됐다. 무엇보다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에 마음이 끌려 함께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기장에서 우리를 보고 노부부라 부르는데 우리는 누구보다 젊고 열정이 넘친다. 아직도 청춘이라 생각한다"며 "응원석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젊은 기운을 충천하고 간다"고 강조했다.
유연만-김미애 부부가 대전하나시티즌 응원석에서 경기를 보며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동영상 캡처) |
유 씨는 "개인적으로 대전의 이창근 선수를 좋아한다. 대전의 골키퍼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결정적인 선방을 해주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부인 김 씨는 "나는 이순민의 팬이다. 올해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반드시 다시 일어나 대전의 버팀목으로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재가 있던 당일은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축구관람에 다소 불편한 날씨였지만 유 씨 부부에게 비는 전혀 장애요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비에 흠뻑 젖은 젊은 서포터들을 독려하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대전 서포터인 윤원중 씨는 "저도 가끔 아내와 축구를 관람하러 오는데 두 분의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럽다"며 "나중에 나이가 들면 저분들처럼 다정하게 축구장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하나시티즌 공식 SNS에 실린 유연만-김미애 부부(대전하나시티즌 인스타 그램 화면 캡처) |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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