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는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에도 같은 윤리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두 아이가 공을 뒤쫓아 자율주행 차량 앞으로 뛰어. 차량의 알고리즘은 아이들을 피하기 위해 반대 차로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빠르게 계산한다. 그러나 이 결정은 마주 오는 트럭과 충돌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이 경우 차량 주인의 사망 확률이 70%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알고리즘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이런 사회윤리적 딜레마 상황은 시민 개인의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효과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비용을 부과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사항들이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의 대표적인 것은 시민의 내는 소득세와 법인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험료다. 이를 활용해 정부는 시민의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한다.
시민들이 일상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국적인 연례 행사인 수학능력시험 당일에는 수험생들의 시험에 방해되지 않도록 시험장 인근 지하철 시설물 검사 등 공사들은 일시 중지되고, 버스·택시의 경적, 급제동 등 소음 유발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요구된다.
구체적인 삶을 예로 들면, 양육과 부모 부양을 해야하는 이중돌봄(double burden of care)의 처한 시민의 삶을 개인적 몫으로 남겨둘 것인지, 사회와 국가의 과제로서 좀더 많은 재원을 투자해야 하는지, 취약계층과 약자에 대한 보호를 어느 정도 사회와 국가에서 부담하는 지에 대한 과제도 관련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2권에서 덕성(탁월성)은 본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습관을 통해 완성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는 반복적으로 덕성을 행동함으로써 덕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덕성을 실천할 적절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동적으로' 덕을 행하는 습관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덕성은 동정심, 배려, 친절, 연민, 관대함 등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바쁘지만 나눔 봉사와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활동을 권장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언론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7월 6일 대전 동구 소제동 일대에서 대전 지역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다고 한다. 중도일보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성 소수자 등 1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행사 당일 마찰이 우려된다고 한다. 서울대출판문화원에서 2022년 출간된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이란 책에는 성소수자가 된 자녀를 알고 처음에는 정신과에 가셔 치료받게 시도하고 설득하려고 했지만, 이후에는 성소수자 자녀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평범한 엄마는 처음에는 자녀가 성소수자가 되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당혹스러웠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인다. 그 엄마는 행사를 찾아다니며 당사자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외모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 내면이 보이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성소수자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은 45~47%대로, 일반 청소년 자살 시도율 10% 전후에 비해 매우 높다.
자신과 다른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을 가진 타인들과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다.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은 2014년 비즈니스위크지 기고에서 본인이 직접 커밍아웃했다. 우리들은 성소수자가 책임지고 만드는 스마트폰을 매일 사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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