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학교 급식조리원 폐질환 대응책 '미비' 교육부 지침 기다리기만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교육청, 학교 급식조리원 폐질환 대응책 '미비' 교육부 지침 기다리기만

교육부 2022년 하반기 일괄 전수조사 했지만 결과는 아직
대전교육청, 결과 통보 없어 지원 체계 구축 어려운 실정
타시도교육청은 조례까지 제정해 조리원 폐질환 지원나서

  • 승인 2024-07-02 17:57
  • 신문게재 2024-07-02 6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학비노조 플래카드
대전교육청 정문 앞 학교 급식실 인력충원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학교 급식실 종사자가 폐암으로 사망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전교육청의 대응책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원들은 사망한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로 인정됐지만 여전히 건강 복지체계는 미흡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급식 조리원 대상 폐질환 관련 검진 지원은 마련된 것은 없다. 대전교육청은 급식실 근무환경과 폐암의 상관성에 대한 교육부의 지침을 받은 바 없다며 폐암 검진 지원에 머뭇거리는 상황이다.

앞서 2022년 하반기에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합동으로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인 학교 급식조리원들의 폐암 발병률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조리원의 폐암 검진 등 지원에 있어 자체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업무와 폐암의 상관관계가 밝혀져야 본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가 지연되고 있어 TF팀을 통해 자체적인 지원기준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조리원들은 대전교육청의 별다른 지원책 없는 형국에 불안감을 느끼고 학교 급식실을 떠나는 상황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전 내 학교 조리원들의 중도 퇴사 비율은 2020년 116명 중 36명(31%), 2021년 163명 중 51명(31.3%), 2022년 157명 중 66명(42%)이다.

현재 교육청은 교육공무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검진비 20만 원과 맞춤형 복지비 65만 원을 모든 직종에 동일하게 지급하고 있다. 조리원들은 조리흄 등에 지속적인 노출로 인해 건강 관련 위험도가 높아 추가 지원금이나 주기적인 건강검진 등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은 건강검진비와 맞춤형 복지비로 충당하라는 내용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대전학비노조) 측에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전학비노조는 대전교육청이 교육부의 전수조사를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조리원들의 건강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부산·경북·전북교육청 등 타 시도교육청은 자체적으로 급식조리원 폐암 검진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교육청의 경우 2023년 '전북교육청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2년마다 정기적인 폐암 검진을 지원한다. 전남교육청도 2023년 동일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조리원들은 급식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를 위해 건강검진에 나서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법적으로 보장된 병가가 있지만 대전은 대체 인력풀이 없어 조리원들이 직접 대체 인원을 구하거나 학비노조 측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양희 학비노조 대전지부장은 "맞춤형 복지비는 생계 쪽에 해당하는 지원인데 조리원들은 병원 진료비로 다 사용하고 있다"며 "처우도 열악한데 건강에 대해 불안감도 있어 일단 사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대전교육청은 "급식실 환경과 폐암에 대한 상관성이 있다는 기준하에 움직이고 있지만 검진 지원 등에 예산 편성이 어려워 위축돼 보일 수 있다"며 "폐암 뿐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 관련 내용도 전문기관에 위탁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결과가 나온 후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수조사와 상관없이 여러 시도교육청이 조리원 폐암 검진 지원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며 "TF팀 회의를 통해 일정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