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C대전' 소속 WAVY 선수(남, 23세) 프로필. 사진=VEC대전 제공. |
이들 중 'VEC대전'은 현재 '2024 WDG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대전의 이름을 걸고 첫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팀 소속의 WAVY 선수(남·23세)는 작년까지 '대전하나CNJ'에서 약 2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이번에 또다시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된 WAVY 선수를 만나 프로게이머로의 선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편집자 주>
최 기자: 안녕하세요 WAVY 선수! 발로란트 챌린저스 경기 잘 보고 있습니다. 경기 중인데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WAVY 선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VEC대전'팀이 대전의 이름을 달고 뛰는 첫 경기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 이번에 'VEC'가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과 협약을 맺어서 'VEC대전'이 됐다고 들었어요. WAVY 선수는 특히 이전에 '대전하나CNJ'팀에서 대전의 이름을 걸고 활약하셨었는데, 개인적으로 대전에 연고가 있으신 건가요?
W: 아뇨. 저는 대전 사람은 아닌데 우연인지 인연인지 두 번 연속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됐네요. 이제는 대전이 제 마음속의 고향 같아요.
최: 계속 대전에서 활동하셔서 당연히 대전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전과 연고가 없으신데 어떻게 대전팀으로 활동하게 되신 건가요?
W: 프로 팀명에 지역 이름이 붙었을 때 주는 신뢰감이 큰 거 같아요. '대전하나시티즌', '수원삼성', '부산BNK썸' 등등 거점이 확실한 팀이란 느낌을 주잖아요? 그런데 e스포츠에는 이런 지역 연고 구단이 많지 않아서 '대전하나CNJ'가 큰 메리트로 다가왔어요.
최: 그럼 '대전하나CNJ'에서 'VEC대전'으로 이적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W: '대전하나CNJ'에서 2년 정도 있었는데, 환경을 바꿔 다른 팀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적하게 됐어요. 이적할 당시엔 대전 연고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또 대전의 이름을 걸게 돼서 더 신기하네요.
최: 올해로 프로 데뷔한 지 5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처음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했던 계기가 궁금해요. 구단 측으로부터 캐스팅을 받아서 데뷔하게 되신 건가요? 아니면 오디션을 거치나요?
W: 저는 테스트를 거쳐서 프로팀에 입단하게 됐어요. 다들 그렇겠지만 어려서부터 게임을 워낙 좋아하긴 했고, 단순 취미로 즐기다가 고교 때부터 진지하게 진로로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즐겨 하던 게임이 'APEX 레전드'였어요. 한국에서 유명한 게임은 아닌데, 배틀로얄 형식의 총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20살에 '스피어게이밍'팀의 공개 테스트가 열렸고, 운이 좋게 합격을 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VEC대전팀. 사진=VEC대전 제공. |
W: 어느 정도 의견 충돌이 있었죠. 학교 잘 다니다가 갑자기 게임을 업으로 삼겠다고 하니까 부모님께서 적잖이 당황하셨어요. 게다가 프로 선수가 안정적인 직업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제가 처음으로 가진 꿈이어서 확신이 있었어요. 이전엔 미래에 대해 깊게 고민한 적이 없었는데, 이 꿈을 가지고부터는 구체적인 계획과 열정이 생겼고 부모님께도 그 점을 말씀드리며 설득했죠. 지금은 많은 응원과 지원을 해주신답니다.
반대로 친구들은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제가 워낙 게임을 좋아했다 보니까 프로게이머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좋은 선택이라고 응원해 줬죠. 요즘엔 경기하면 보러 오기도 하고, 제 기사나 소식이 올라가면 신기하다고 공유해 주더라고요.
최: 프로 선수들은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아무래도 다른 스포츠 선수들처럼 연습량이 많을 것 같아요.
W: 경기가 없는 날은 보통 집에서 연습하는 시간이 많아요. 팀원끼리 시간을 맞춰서 디스코드(게이밍 메신저) 상으로 만나고, 경기 전날에만 직접 만나서 연습해요. 하루 종일 앉아서 연습만 하는 게 힘이 들 때가 많은데, 요즘엔 팀원들과 디스코드로 고양이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중간중간 힐링하기도 해요. 같은 팀의 'Bangnan' 선수와 저희 감독님이 고양이를 키우시거든요.
최: 소소하고 귀여운 힐링이네요. 프로 선수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W: 매 경기마다 응원하러 찾아와주시는 팬분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껴요. 특히 '복잡할 때 볶음밥'이라는 닉네임의 팬분이 데뷔 초부터 팀을 이적해도 항상 모든 경기에 와서 저를 응원해 주셨어요. 치어풀 카드에 응원 문구도 적어주시고 경기 끝나면 수고했다고 간단하게 대화도 나누는데, 그런 팬분들이 저의 큰 동력이에요.
최: 마지막으로 프로게이머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W: 성과로만 보면 발로란트 챔피언스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요. 그 경기가 발로란트 종목에서 가장 큰 국제 대회거든요. 현재로서는 우승이나 상금보단 그 대회에 출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성과적인 것 말고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가 되기까지 주변인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는데 그분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최화진 기자 Hwajin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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