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엄마 |
본 명예 기자는 2023년부터 예산군가족센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상대로 다양한 인터뷰를 해왔다. 참 특이한 것은 출신국을 막론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어장벽으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인데 특히 자녀와의 소통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드러났다.
결혼이주여성 Y씨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자녀를 위해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방법을 모르는 데다 한국어마저 서툴러 책을 읽어줄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하였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Y씨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자녀가 혼자서 그림만 보면서 책을 뒤적이는 모습을 그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통해 자녀와의 유대감을 다지고, 기초문해력을 키우는 일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넘기 어려운 장벽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이 도서관을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예산군가족센터는 예산군도서관과 협력하여 ▲온오프라인 도서관 이용 방법 ▲연령별, 주제별 좋은 책 고르기 ▲자녀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소통 및 토의 방법 익히기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책 읽어주기 ▲독후활동 배우기 등을 주제로 한 독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첫날 수업에서는 '나 다움' 알아가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둘러보기, 그림책 읽기, 팝업북 만들기 등 교육이 진행되었다. 특히 첫 수업에서는 동아시아인 모두에게 익숙한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선정하여 강사가 생생하게 책 속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수강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수업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은 "문자로는 표현되지 않았으나, 작가가 그림책 곳곳에 숨겨놓은 비밀을 자녀와 함께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자녀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표현했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녀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자녀와 결혼이주여성 모두의 문해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져 행복한 다문화가정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박연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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