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구팀은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정책이 효율성보다는 형평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정부가 2005년 혁신도시 10곳을 선정해 1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 후 부산·대구·울산과 같은 대도시에 조성된 혁신도시가 중소도시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서울 기능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소수 거점도시를 육성해야 수도권 쏠림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같은 제언은 수긍할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균형발전 정책의 형평성 배제 문제와 대도시 및 중소 혁신도시 간 이해가 충돌하는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대전과 충남 내포 혁신도시의 경우 2020년 10월 뒤늦게 지정된 이후 4년째 '헛물'만 켜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은 역세권에 30여개 공공기관 유치를 구체화하고 있고, 충남은 드래프트제 등을 통한 44개 공공기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대한 만큼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맞춤형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불필요한 해석을 낳고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 갈등 등 소모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뒤늦게 혁신도시로 지정돼 차별적인 상황에 놓인 대전과 충남은 답답할 노릇이다. 정부는 '맞춤형'이든 뭐든 속히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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