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수순에 놓인 세종보 공사 현장. 현재는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재가동 카운트다운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2018년 이후 6년 만의 재가동 수순에 있는 '금강 세종보'를 둘러싼 쟁점들이다. '철거 vs 가동'이란 이분법적 대립각이 수년이 지난 현재도 좁혀지지 않은 채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물은 흘러야 한다'는 당위성을 안은 철거 주장은 환경단체와 정의당을 중심으로, 해외 각 국의 물 자원 활용 사례에 따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활용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재가동 필요성은 국민의힘과 일부 시민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적으론 '갈수기에 닫고, 홍수기에 연다'는 실용적 접근법이 우세했으나, 22대 국회 개원과 맞물려 강준현 국회의원과 이순열 시의회 의장이 공세적 철거 주장에 같이 하면서 국면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일반 시민들 인식도 나눠지고 있다. 강변 조망과 활용성 등 직관적 인식으론 '보의 이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나 '수질 오염과 환경 파괴' 등의 의견도 만만찮다.
22대 국회 들어 환경단체에 야당 4당 국회의원 등이 가세해 '금강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 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민주당 제공. |
기자회견이 한쪽 주도로 이뤄지자, 이번에는 국민의힘 정치권이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여러 쟁점 사항들에 대한 공론화된 논의나 사회적 합의가 전무하다는 데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계획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완성된 세종보. 10여 년이 지난 빛바랜 '전력 생산' 정보 표지판이 우두커니 서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4대강 사업과 엮어 정치 쟁점화하려는 시도에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춘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재임 시절 세종시 건설을 위해 계획된 보로, 다른 4대강 보들과 태생부터 다르다는 주장이다.
세종보의 활용 가치는 세종호수공원과 방축천, 제천에 들어갈 하천유지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도심에 친수공간을 확보하는 데서 찾았다. 오로지 세종시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인데, 세종보를 부정하는 것은 세종시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봤다.
류 위원장은 "세계 여느 수도들이 그렇듯,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도 문화관광산업이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 천혜의 자원인 금강 세종 구간이야말로 세종시 문화관광산업의 중심"이라며 "금강 세종 구간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종보의 탄력적인 가동이 필수적이다. 무분별한 개발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생태·문화적 가치 살리기에 세종보의 존재가 절실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강은 흘러야 한다'는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구호와 선동이 세종시 경제를 살릴 열쇠를 망가뜨리고 있고, 대안 없는 주장을 멈춰달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보의 재가동을 전제로 금강 세종 구간을 보다 생태·문화·미래지향적으로 가꿔갈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같은 당 최원석(도담동) 시의원도 6월 21일 제8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같은 맥락의 주장을 했다. 더 이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고, 시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타협점을 찾자는 뜻이다.
최 의원은 템스강과 한강의 사례를 언급하며, "세종보 가동은 경기 침체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세종시의 경쟁력을 유지·강화할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세종보를 둘러싼 논란으로 시민들의 혼란이 큰 상황에서 결코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보 천막 농성장을 방문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세종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수공간 조성 계획에 포함됐던 것으로 2011년 이명박 정권 때 완공되었을 뿐 4대강 사업과는 별개로 계획되고 건설된 시설이라는 것이 팩트다.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은 정책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회적 대립을 부추길 뿐 갈등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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