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체육회 홈페이지에 작성된 공개 민원 내용 일부 발췌. '대전축구협회장의 갑질 및 사유화' 글이 비공개 처리 돼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
23일 대전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지난주 체육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전축구협회장의 갑질 및 사유화 고발'이란 제목의 공개 민원 글이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비공개 처리는 민원 게시판을 운영하는 체육회에서 이뤄진 것으로, 아직 의혹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왜곡된 채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해당 게시글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민원은 의혹의 진위 여부에 따라 명예 실추나 특정인 비방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민원에 대한 답변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현재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체육회는 우선 민원 접수와 함께 구체적인 진상 파악에 나선 상태다. 대전축구협회를 향해서는 그동안 제기된 갖가지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을 서면으로 요구했으며, 현재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게시판 운영 규칙에 따라 체육회의 답변도 6월 26일까지 완료될 전망이다.
문제가 확인되면 향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한 징계 여부까지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연계한 단순 민원에 불과한 만큼, 별도의 강제 조항이 없는 현재로선 축구협회의 해명과 반론으로 상황이 일단락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체육회의 후속 대응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논란이 커지긴 했지만, 법적 고발도 아니고 체육회 민원게시판을 통해 제기된 의혹이기에 체육회는 사실 (게시판) 운영 절차에 따라 민원에 대한 의무적인 답변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사실관계 파악과 그 정도에 따라 후속 대응의 강도도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대전축구협회를 퇴사한 직원들과 김명진 회장 간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중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왜곡된 내용이 많다고 반박한 김명진 회장은 부당한 근로계약 등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선 법적으로 대응하겠단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달 퇴사한 B 전 부장은 체육회에 제기한 민원을 넘어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B 전 부장은 "체육회 차원에서의 조치가 예상보다 미미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라며 "퇴직금은 물론 그동안의 연차 및 수당에 대한 보상도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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