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어떠한 활동이 끝난 후 심신이 지친 상태입니다. 과도한 훈련에 의하거나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쌓인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해 심리적, 생리적으로 지친 상태를 말하지요. 도구적 존재가 되어 번아웃을 경험한 언론인이 ‘자기’를 복구하여 일에게 내주었던 삶의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이 20일 오전 중도일보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가운데 심리 상담 코칭 전문가인 구문선 상담코칭학 박사가 ‘언론인의 번아웃과 회복’을 제목으로 한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이 20일 오전 중도일보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구문선 상담코칭학 박사가 '기자의 번아웃과 회복'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지난 2월 연세대에서 ‘기자들의 번아웃과 회복에 관한 연구’로 상담코칭학 박사학위를 받은 구문선 박사는 그동안 인터뷰했던 기자들과 상담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면서 기자들이 번아웃 상태에서 벗어나 건강한 마음을 회복하고 주체적인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기자가 되는 방법을 전했다.
구 박사는 “번아웃은 학자에 따라 주어진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나 보상이 없어 인간적 회의감이나 좌절감을 겪는 상태를 말하기도 하고, 정서적 고갈과 비인간화 또는 냉소, 개인적 성취감 감소 등 세 가지 차원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증후군을 일컫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증후군을 건강 상태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영향을 주는 공식 직업 증상으로 인정해 2019년 국제 질병표준분류기준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이 20일 오전 중도일보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구문선 상담코칭학 박사가 '기자의 번아웃과 회복'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특히 “평소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못해 나타나는 만성적인 직무 스트레스로 발생한 증상을 번아웃이라 한다”며 “유사증상으로 만성피로증후군, 직무스트레스, 공감피로, 우울이 있는데, 번아웃은 특정 사건의 경험으로 단기간에 발생하는 직무스트레스나 공감피로와는 달리 스트레스 상황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는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구 박사는 번아웃의 원인에 대해 “생활·직무 스트레스, 자율성 상실, 부적절한 리더십, 역할 갈등, 보상 부족, 과도한 규제, 사회적 지원 부족 등 환경 요인과 더불어 큰 기대와 이상주의, 비현실적 야망, 완벽주의, 외적통제, A형 성격 등 개인요인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이 20일 오전 중도일보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구문선 상담코칭학 박사가 '기자의 번아웃과 회복'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구 박사는 번아웃의 과정에 대해서는 “열성 단계에서 침체단계를 거쳐 좌절단계, 무관심 단계에 이른다”며 “업무 과부하와 대인관계 갈등은 탈진, 냉소, 개인적 성취감 감소와 비효능감을 불러오고 조직에 대한 헌신 감소와 이직, 결근,건강 문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인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디지털 미디어 환경변화와 독자 수 감소, 매체간 경쟁 심화, 광고, 협찬, 섭외 등의 역할, 광고주 선심 사기 등 환경적 요인과 함께 조직적 요인으로 특유의 위계질서와 도제식 교육 시스템, 마초문화, 많은 근무량 등에 기인하고, 사회적 요인으로 기레기 비하, 댓글 공격, 언론의 신뢰도 저하 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구 박사는 특히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3년 조사에서 한국의 언론인은 편집 ·보도국 내 사기 저하 원인이 낮은 임금과 복지, 언론인으로서의 비전 부재, 업무를 통한 성취감과 만족감 부재,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 하락, 과중한 업무량과 업무 강도에 있다고 분석했다”며 “제가 생각한 언론인의 번아웃 원인은 물거품처럼 사라진 이상, 지나친 몰입과 열심, 일·가정 양립 어려움 등 개인적 요인과 치열한 기자생활, 워라벨이 깨진 고강도 노동 등 직무특성, 언론 환경 변화,생존투쟁 중인 언론사, 사람과 일의 부조화, 통제와 수익압박, 조직의 모순과 보상 불균형 등 조직환경에 있다”고 진단했다.
구 박사는 “힘들고 처참한 취재 현장, 보도에 대한 부정적 반응, 언론 환경 변화, 통제와 압력 등 사회적 차원과 고강도 노동, 타이트한 조직 문화, 위계관계 스트레스, 통제와 압력, 모순과 불균형 등 직무환경적 차원에서 기자들은 번아웃을 쉽게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개인적 차원에서도 이상과 현실 차이 완벽주의와 책임감, 성실함, 성취욕구 동기가 강한 기자들이 자기 성찰과 자가 치유, 감정 절약 등을 통해 번아웃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기자의 오기로 정면돌파하거나 동료들과의 연대감, 직무환경 변화, 전문 영역 구축 등으로 자기를 복구하는 사례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구 박사는 “자기 돌봄이 번아웃 회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나는 잘하고 있고, 잘 할 수 있지’라고 자기 위로와 긍정적 자기대화(셀프 토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기 비난은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이라며 “채찍질 대신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비를 베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박사는 “기자가 아닌 나로서 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자기에 대한 정보와 구조가 세분화되는 자기복잡성 이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자기 전문성과 자기 객관화, 자기 콘텐츠 전문화를 위해 대학원을 가는 경우도 많다”고 소개했다.
한편 구문선 박사는 연세대 임상병리학과와 연세대 교육대학원 상담교육 전공 석사,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로 삼성서울병원 정신과에서 근무했고, 현재 이지앤웰니스 협약상담사, 선목상담실 전문상담사, 횃불트리니티 상담센터 상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 MBTI 일반 강사,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청소년 상담사 2급 자격증이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