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석 과반인 171석을 가진 민주당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법원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1심에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추가 기소하자 관련법안 발의가 폭주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북송금 수사팀 특검법'과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금지하는 '표적수사 금지법'을 발의했다. 판·검사의 '법 왜곡죄' 조항 신설과 대북송금 수사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용'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한 법안들이다. 틈만 나면 '총선 민의'를 외치는 민주당에서 정작 민생 현안은 뒷전에 밀려 있다. 최근 민주당이 개최한 총선평가 공개 토론회에선 2년 뒤 지방선거와 3년 뒤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쉽사리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 총선에선 윤석열 정부를 심판했지만 다음 선거에서 민심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총선에 압승했음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은 원활한 의회 정치를 이끌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국회 의석을 무기로 '입법 폭주'에 나서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 본령인 의회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다. 국민은 늘 '오만한 권력'에 등을 돌렸다. 민주당이 민생과 무관한 '방탄성 입법'에 몰입하고, '이재명 사당'이라는 여론이 고착되면 수권 정당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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