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사람]‘휠체어 위의 마에스트로’ 차인홍 라이트주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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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사람]‘휠체어 위의 마에스트로’ 차인홍 라이트주립대학교 교수

대통령 취임식때 서울시향 지휘했던 차인홍 교수, '음악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명사초청 특강'의 일환으로 '휠체어는 나의 날개, 차인홍 교수를 만나다' 에서 특강하다

  • 승인 2024-06-19 02:57
  • 수정 2024-06-19 13:5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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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위의 마에스트로'로 잘 알려진 차인홍 미국 라이트주립대학교 교수가 특강하고 있다.
"휠체어는 저에게 장애물이 아니라 날개였습니다.제 인생의 전반기가 사랑을 받고 산 이야기라면 후반기는 사랑을 주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대전 동구 대동 하늘공원 근처의 어렵고 가난한 집에 소아마비를 앓는 막내 아들로 태어나 아홉살 때 성세재활원에 보내진 한 소년.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한국 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오하이오주 라이트 주립대 교수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어 성공스토리를 써온 입지전적인 인물. 방학 때면 한국에 와 특강과 교회 간증과 연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주인공. 그가 바로 ‘휠체어 위의 마에스트로’로 잘 알려진 차인홍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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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홍 교수는 이날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줬다.
18일 오후 4시 한남대 56주년기념관 1층 서의필홀에서는 '음악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명사초청 특강'의 일환으로 '휠체어는 나의 날개, 차인홍 교수를 만나다'를 제목으로 한 차인홍 교수의 특강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박경순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김인섭 한남대 산학연구부총장은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온 차인홍 교수님의 특강을 통해 한남대 구성원과 지역주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가길 희망한다"며 "세계 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김다미 씨의 음악공연과 함께 감동과 치유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경석 대전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은 김인식 원장을 대신한 축사에서 “차인홍 교수님 초청 특강 행사를 저희 대전사회서비스원이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와 함께 공동주최하게 됨을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대전사회서비스원은 이런 유익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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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다미 씨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뮤지컬과 이탈리아 가곡, 프랑스 샹송과 가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차 교수의 명사초청 특강에 앞서 충남대 음대 성악과 출신 소프라노 김다미 씨가 뮤지컬 ‘서편제’의 '살다 보면', 뮤지컬 ‘모차르트’ 중 '황금별' , 뮤지컬 ‘레드북’의 '사랑은 마치' 와 캔들라이트 콘서트때 기타 공연과 함께 선보인 부드럽고 감미로운 샹송 ‘사랑, 바게트, 파리’와 앙코르곡 ‘오 솔레미오’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풍부한 성량과 아름다운 목소리와 세련된 무대 매너로 들려줘 관객들을 위로하고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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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한남대 산학연구부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어진 특강에서 차인홍 교수는 소아마비 장애와 어려운 가정 환경을 극복하고 그의 바이올린 스승인 강민자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신시네티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지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8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00년 오하이오 라이트주립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돼 종신교수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 중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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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대전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이 축사하고 있다.
“한국 대학은 정년이 65세지만 미국 대학은 정년이 없어요. 종신 교수가 됐으니 90세까지만 하려고요”라고 말하며 웃는 차 교수는 “제 삶에 기적 같고 감격스런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복음성가 중 ‘내가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가사를 좋아한다는 차 교수는 “연주와 강연과 간증을 통해 역경을 딛고 감사하며 사는 삶을 전하고 싶어 방학 때마다 한국을 찾아 시골 벽지학교가 됐든 어디가 됐든 가리지 않고 학생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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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순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이 사회를 보면서 차인홍 교수를 소개하고 있다.
“성세재활원 시절 재능기부하러 와주셨던 강민자 선생님을 통해 바이올린을 접하게 된 게 신의 한수였다”는 차 교수는 “스무살이 넘도록 정규학교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해 실의와 좌절과 열등감으로 늘 기가 죽어있고 꿈도, 희망도 없어 생을 포기하려 했던 저에게 너무나 많은 분들께서 손을 내밀어 주시고 용기와 사랑을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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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장애인고용공단 대전본부장과 차인홍 교수와 필자가 차인홍교수 특강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차 교수는 “사람들은 저에게 인복이 많다고 하시는데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은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로 생각된다”며 “끈기와 집중력으로 검정고시를 독학으로 합격하고 신시네티 음대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길에 오르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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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장애인고용공단 대전본부장과 필자와 김병진 한남대 학생처장과 박경순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장과 박경순 교수의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이 차인홍 교수와 함께 했다.
차 교수는 “제 스토리를 듣고 단 한 명이라도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제가 받은 사랑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해 누군가가 어디에서든 강연을 요청하면 고단하다고 핑계대고 거절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비행기를 탈 때마다 대한항공 기장님은 제게 인사를 하러 와주셔서 그 순간이 매우 기쁘고 감사해 어릴 때 받았던 상처와 고통을 다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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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장애인고용공단 대전본부장과 필자와 김병진 한남대 학생처장과 박경순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장과 박경순 교수의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이 차인홍 교수 특강 후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차 교수는 “5월28일 당진문예의전당에서 DCMF 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제3번과 교향곡 제7번을 지휘한 후 마지막 무대에서 바이올린으로 ‘유 레이즈 미 업’을 연주했는데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며 “악보를 전부 외워 지휘하기 위해 100시간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그 때 당시 공연실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해준 차 교수는 “장애와 가난 등 약점을 받아들이고 오래도록 기다릴 줄 알아야 된다”며 “미국에 있을 때도 한국의 방송을 매일 보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산다”고 고국에 대한 애틋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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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홍 교수가 특강을 마친후 한남대 56주년 기념관 서의필홀 로비에서 기념촬영에 응했다.
한편 차인홍 교수는 58년 대전 출생으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지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대전 아마빌레 실내악단 상임지휘자 겸 리더, 대전시립교향악단 악장을 거쳐 2000년부터 라이트주립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수석 및 지휘자 등을 역임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초청 연주를 해 왔다. ‘차마애(스트로)’로 불리는 차인홍 교수는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서울 시향 지휘를 맡아 감동을 주기도 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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