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대전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의사 총궐기대회 출발에 앞서 인원을 파악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휴진에 들어간 서구의 한 의원에 불이 꺼져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18일 오전 11시 대전 중구의 한 재활의학과의원에는 '병원 사정으로 휴진'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채 병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의대증원 백지화와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단체 휴진에 참여하기 위해 의료진이 자리를 비운 것이다. 인근에 있는 약국도 덩달아 문을 닫은 상태로 골목은 주말을 떠올릴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이곳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다른 피부과의원 역시 진료실 불은 꺼진 채 '누수공사로 인해 휴진'이라는 안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듣고 싶었으나 병원은 전화 받는 이가 없었고,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접한 약국까지 셔터를 내린 채 휴무 중이었다. 이곳 골목에서 만난 김모(53) 씨는 "아침에 보니 피부에 알레르기처럼 발진이 일어나 가려워 찾아왔는데, 대학병원에서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지 동네병원에서도 휴진이 있을 줄 몰랐다"라며 "저는 검색해서 다른 병원을 찾으면 되지만 정말 급한 사람들에게는 불편이 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사 한 명이 운영하는 곳은 안내문을 붙이고 병원 문을 이날 하루 닫았지만, 3~4명이 함께 진료 보는 의원에서 의사 한 명이 휴진에 동참해 진료에서 빠진 경우는 휴진으로는 간주하지 않았다. 또 오전에 잠시 진료를 보고 오후에 서울 총궐기대회에 참석하는 기관도 있어 시민들이 경험상 느끼는 이날 불편은 대전시가 집계한 휴진율 공식 통계 4%를 웃돌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지역 대학병원에서도 진료공백을 빚었고 일부 진료과목 전문의 모두가 휴무에 들어가 진료실이 종일 빈 채 출입문이 아예 닫힌 곳도 있었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에서 진료를 보는 의사는 6명이라고 안내되어 있으나 이날 오전·오후 진료하는 교수는 없었고, 신경과는 오후 환자들이 대기하는 곳에 조명을 낮추고 문을 닫은 상태로 간호사 한 명이 전문의와 환자가 부재한 진료실을 지키고 있었다. 다만, 외래환자 진료일정을 사전에 조율하고 방문해도 진료가 어렵다고 안내해 병원 내에서 큰 혼선을 빚지는 않았다.
혈액암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한 환자는 중도일보 인터뷰를 통해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했으나 이 치료가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감이 작지 않다"라며 "몸으로 체감하는 불편은 없었으나 지금의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어 더는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임병안·오현민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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