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대 세종시의원 20명 면면. 오는 7월 신임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을 선출하는 원구성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사진=시의회 갈무리. |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다수당인 민주당은 원칙과 기준 없는 나눠 먹기 관행을 되풀이할 태세다.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국면까지 '어떤 인물을 (의회) 전면에 내세워야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놓고 보이지 않는 손도 움직이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후보군별로 최대 2년의 임기 동안 어떤 비전으로 의정 활동의 혁신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낼 지에 대한 공론의 과정은 늘 생략됐다. 지난 2년 간 어떤 의원이 '조례안과 결의안 발의, 5분 발언, 긴급 현안 질의'를 진정성 있게 해왔고, 지역사회 발전에 실질적인 공을 세웠는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의 장이 전무하다는 뜻이다.
의회가 그동안 집행부를 향해 기관·단체장 대상의 '인사청문회'란 평가와 검증 과정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율배반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정작 스스로의 대표를 뽑는 일에 대한 냉철한 기준 적용과 혁신에는 인색하기 때문이다.
결국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12년이 지난 2024년에도 '연령과 재선 여부, 다수당 우선'이란 관성을 따라 밀실 투표가 이어질 태세다. '민주당 13명과 국힘 7명' 의원은 마치 학창시절의 줄반장을 선출하듯, 2024년 7월 후반기 원구성을 매듭지을 전망이다. 그러면서 어느 당이 위원장 자리를 더 가졌으니, 못 가졌느니 하는 소모적 논란도 예상케 한다.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시의회 제공. |
세종참여연대는 2020년 6월 원구성을 앞두고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에 의한 관행적 선출 기준에 시민은 없다는 비판과 함께 토론회 형식으로 각 후보들의 공약 발표회 개최를 우선 제안한 바 있다. 함께 선출될 부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시의회 회의 규칙 개정안에 '사전 공개 검증'이란 선출 방식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과거 학계 논문에선 ▲후보자 등록제 시행 ▲정견 발표제 도입(일부 의회는 회의 규칙으로 시행) ▲의장 선출 과정을 최소한 지역 언론 기관 및 방송에 공개(규칙 개정) ▲국회와 같이 소속정당 탈당 등을 제안한 사례가 있다.
민주당은 20일 비공개 의원 총회에 이어 21일 공주시에서 1박 2일 워크숍 등을 통해 후반기 원구성 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국민의힘 역시 21일 내부 의원총회를 통해 원구성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의장 후보로는 재선의 임채성(종촌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상병헌 전 의장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이순열 의장이 1년이란 짧은 임기를 무난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자·타천으로 거론되는 초·재선 의원들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재선 의원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당헌·당규나 의회 규칙 등에 뚜렷한 기준이 없는 만큼, 가장 무난한 선택이란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며 "초선까지 대상을 확대하면, (과거 한차례 있었던 혼란처럼) 내부 갈등 구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벌써부터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직책을 놓고, 일부 의원들 간 물밑 신경전과 눈치작전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현재 세종시의회 의장은 민주당 이순열(어진동) 의원, 제1부의장 박란희(민주당·다정동)·제2부의장 김충식(국힘·조치원), 행정복지위원장 임채성(민주당·종촌동) 의원, 산업건설위원장 이현정(민주당·고운동) 의원, 교육안전위원장 안신일(민주당, 한솔동·장군면) 의원, 운영위원장 유인호(보람동)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현옥(새롬동) 의원 등이 맡고 있다. 각 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김효숙(나성동), 국힘 김광운(조치원) 의원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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