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대체로 민선 8기에 대한 지역민들의 인식은 보다 체계적인 평가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파악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다. 일 년에 두 차례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세종시 제외)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갤럽(2024년 1월)에 따르면, 대전시장은 긍정 47%-부정 34%, 충남도지사는 긍정 52%-부정 27%, 충북도지사는 긍정 33%-부정 48%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매달 '시·도지사 긍정평가 일반지수'를 조사하고 있는 리얼미터(2024년 4월)에 따르면, 충남도지사는 긍정 52.6%이고,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북도지사는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11위 이하의 중하위권에 속해 비공개로 되어 있다. 이 같은 지표를 볼 때, 충청권 시·도지사에 대한 지역민의 평가는 박하다는 인상이 든다.
한편 정반대의 평가도 있다. 리얼미터의 '전국 주민생활 만족도지수' 조사를 보면, 2024년 4월 대전 68.8%(전국 1위), 세종 63.4%(5위), 충남 60.7%(6위), 충북 59.6%(9위)이며, 참고로 서울은 66.2%(3위)이다. 특히 대전은 2024년 2월부터 4월까지 연속 전국 1위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자료들을 크로스 체크(cross check), 즉 '교차검증'해 본다면, 충청권 민선 8기에 대한 전망과 향후 과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충청 지역민들은 생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클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역공동체는 일반적으로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미래지향적인 잠재력이 농축되어 있다. 바로 이 같은 에너지와 잠재력을 지방정부의 수장인 시·도지사들이 열정과 사려깊음을 다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충청권은 수도권에 못지않은 경쟁력과 행복을 향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민선 8기는 윤석열 정부와 거의 같은 시기에 출범했기 때문에 정부의 국정 수행력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제반 정세를 고려해 볼 때, 정부의 국정수행력은 개선될 여지가 불투명하다. 불투명하다는 점은 2년 후에 다가올 지방선거의 전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남아 있는 민선 8기 후반기의 성격을 좌우할 것이다. 이제 민선 8기의 주요 행위자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의 시정이나 도정이 지속적으로 순항 될 것으로 믿더라도, 통찰과 지략을 지니고 있다면 심기일전(心機一轉)하리라고 믿는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하나는 지방자치의 주체들과 지역공동체의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지방의원의 건설적인 제안을 수용하며,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지역복리를 우선시하는 국회의원의 정책을 수렴하고, 언론과 지식인의 비판적인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충청권 지역통합 과제를 실현하는 데 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할 필요가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026년 지방선거 이전에 지역통합을 완료하기로 한 결단을 범례로 삼기 바란다. 아마 국회의원을 역임한 충청권 3명의 시·도지사들은 지역통합의 성취가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자산에 얼마만큼 이바지할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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