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경제부 기자 |
중견기업들도 버티지 못하면서 타격에 대한 영향은 더 커지는 듯하다. 최근 전남지역 중견 건설사인 남양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이곳은 주택 등 민간공사 외에도 공공공사를 주로 수행해 오며, 안전성을 담보한 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나, 공공공사 위주의 지역 내 굳건한 건설사들도 언제든 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지역에선 후폭풍이 잇따르고 있다. 통계도 있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 2212억 원으로 작년 1분기(47조 5574억 원)과 비교해 28.0%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건설업체 폐업은 늘고, 신규 등록은 감소하고 있다. 5월까지 누적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19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45건)과 비교 35.17% 늘었다. 반면, 5월까지 누적 종합건설업체 신규 등록은 지난해(481건) 대비 59.87% 감소한 193건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청권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대전에선 지난 연말부터 시평 20위권 이내 건설사 2곳이 법인 회생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고, 충북 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 건설사도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해당 업체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포괄적 금지명령 공고'를 받기도 했다.
대전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지역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건설사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건설업이 국가 경제의 주춧돌인 만큼 우수 지역건설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설단체 시·도회 차원의 다양한 지원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
건설업계도 알고 있는 듯하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취임 후 충청권역을 돌며 지자체장들과 면담을 나선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회장은 움츠러드는 지역 건설업계의 사정을 피부로 인지하고, 과도한 규제 최소화 등 지역 건설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경영지원, 적정공사비 확보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해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건설업계에선 한 회장이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에 입장을 낼 강단 있는 회장이 되기를 더 원하고 있다.
올해 건설의 날은 차가울 것 같다. 다만, 건설업계 종사자, 협회가 한마음으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지원책을 마련하다 보면, 내년 건설의 날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조훈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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