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청소년 마약 예방 프로그램 '무계획'… "학교가 알아서 잘할 것"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교육청, 청소년 마약 예방 프로그램 '무계획'… "학교가 알아서 잘할 것"

청소년 마약범죄 10년새 10배 증가… 2022년 199명
대전교육청 예방교육 자료만 배부, 학생 연수는 없어
예방교육 전적으로 학교에 맡긴 상태… 관리체계도 미흡

  • 승인 2024-06-17 17:37
  • 신문게재 2024-06-18 4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대전경찰청 마약
마약을 유통하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청소년 마약 적발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반면 대전교육청은 예방교육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청소년 마약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17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4년 청소년 마약 예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학생 연수 마련 등 예방교육 강화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전교육청 마약 예방 담당 부서인 체육예술건강과에서 예방교육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 4500만 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예산은 마약 예방교육뿐 아니라 그 외 다른 분야 예방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담당 부서는 어떤 교육에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경찰청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마약범죄 적발 건은 2011년 20명에서 2022년 199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71명 2020년 132명, 2021년 180명, 2022년 199명으로 청소년 마약 범행은 매년 늘고 있다. 이에 교육 당국은 청소년 마약범죄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2023년 대전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예산 5500만 원을 투입해 처음으로 마약 예방 교육자료를 제작, 배부했다. 이후 학교 실정에 맞춰 자체적으로 정규 교과시간 안에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 1년 동안 정해진 교육시간은 초등학교 5시간, 중학교 6시간, 고등학교 7시간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예방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 체계는 미흡한 상황이다. 교과과정 수업을 일일이 보고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마약 예방교육은 전문기관 강사가 아닌 일반교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대전교육청이 마련한 필수 교사 연수는 1년에 1시간 30분이고 추가 교육을 원하는 교사들에겐 8시간의 심화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타 시도교육청은 전문강사 인력풀을 마련해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대전교육청은 교육자료 배부와 자체 교육 안내에 그친 수준이다.

대전교육청은 올해 초 교육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약 예방을 위해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대상으로 홍보에 나선다고 했지만 미비한 실정이다. 또 2023년 대전교육청 차원에서 진행했던 마약 근절 캠페인도 전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학교현장에서의 중독 예방은 환경요인 해결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청소년의 내적 요인 해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의석 대전서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학교현장에서 중독예방은 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더불어 건강한 유대관계 형성, 자연과의 공감, 고통에 대한 긍정적 인내심 기르기 등이 함께 훈련돼야 한다"며 "도움이 필요할 때 지역사회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예방교육은 외부 강사를 투입하든 자료만으로 교육하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마약 예방교육 강화를 위해 계획된 프로그램은 없고 학교에선 이미 배부된 자료나 홍보영상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잘 교육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