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낮 대전 중구 오류동 일대 공영자전거 안장 온도 측정 모습. 낮 시간 햇볕에 노출돼 안장 온도는 60도를 넘었다. (사진=정바름 기자) |
한낮기온 33도 이상에 이르는 폭염 속 달궈진 시설물·기구를 이용하다 화상을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전소방본부가 최근 2년간 여름철(6~8월) 폭염으로 인한 대전 지역 화상 환자 구급 조치 건수를 집계한 결과, 연마다 48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화병원에 따르면, 영유아, 어린이들은 피부가 여린 만큼 여름철에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놀이시설에서 마찰, 접촉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40~70도 온도에서도 일정 시간 닿으면 저온화상을 입는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오류동에 있는 A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고무 재질 그네 안장은 손으로 만져봐도 뜨거운 상태였다. 기구 온도를 측정해본 결과, 햇볕에 노출된 그네 안장의 온도는 63.2도였다. 플라스틱 미끄럼틀은 53.3도, 시소에 부착된 고무 안장 역시 50.7도. 시소의 쇠로 된 손잡이는 41.5도였다.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니 쇠 재질 외에도 플라스틱과 고무 부품 기구의 온도도 매우 높았다.
11일 낮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그네 온도 측정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앞서 오전 10시 30분께 놀이터 그네 안장 온도를 측정한 결과, 오전 시간 임에도 햇빛에 닿아 온도는 53.2도에 달했다.
성인의 경우 여름철 오토바이 배기통(머플러)에 피부가 닿아 접촉 화상을 입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대전화병원은 설명한다. 여름철 반바지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배기통이 닿아 화상을 입는 경우, 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배기통 접촉으로 다치는 경우다. 주행 중인 오토바이 배기통의 온도는 최대 150도까지 오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1도 화상은 피부의 표피층 중 일부가 손상된 경미한 화상으로 피부가 빨개지고 통증만 있는 수준이다. 2도 화상부터는 물집이 생기고, 표피층과 유두진피층 전체, 망상진피층 일부가 손상돼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신재준 대전화병원 병원장은 "오토바이 배기통에 닿아 화상을 입었을 때 피부 이식까지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달궈진 미끄럼틀에 타려고 앉거나, 넘어졌을 때 접촉 화상을 입을 때가 있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여름철 화상주의 안내판을 부착해놓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은 오는 13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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