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도산 안창호선생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 경제/과학
  • 지역경제

[프리즘] 도산 안창호선생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민병찬 국립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승인 2024-06-11 17:12
  • 신문게재 2024-06-12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민병찬
민병찬 국립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도산 안창호는 1878년(고종 15년) 11월 9일 대동강 하류 도롱섬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선비의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평안남도 강서군 초리면 칠리 봉상도가 그의 출생지이다.

도산은 한말의 애국 지사들 가운데서도 확고한 자기의 사상과 신념을 가지고 항일투쟁을 전개해 나갔던 유일한 인물이다. 나라를 잃은 슬픔과 분노에 맨주먹을 불끈 쥐며 감정적으로 일어나는 애국 지사들도 많았으나 도산은 그러한 감정적인 대응뿐 아니라 독립운동의 방법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세워 꾸준히 실천하며 민족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 지도자였다. 도산이 가졌던 사상은 남의 이론이나 지식에서 따온 것이 아니고 도산이 직접 독립운동과 투쟁의 삶을 통해서 몸소 창조해 낸 것이라는 데 더 의의가 있다. 도산은 건전한 인격은 다음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첫째로 사(思)·언(言)·행(行)에 있어서 남의 본보기가 될 만한 건실한 도덕적 품성을 가져야 한다. 건전한 인격은 먼저 덕성을 지녀야 한다. 인격적 덕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도산은 무실(務實), 역행(力行), 충의(忠義), 용감(勇敢)의 4대 정신을 강조했다.

참되기를 힘쓰고 진실되기를 힘쓰자, 실질에 힘쓰자는 뜻이다. 무실의 반대는 거짓이다. 거짓말하지 말자, 속이지 말자 즉 정직하기를 힘쓰자는 뜻이다. 또 무실의 실(實)은 실천·실행·실용·진실·실질의 `실(實)'로써 진리탐구에 힘쓴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무(務)'는 힘을 쓴다는 뜻으로, 진실을 알고 이를 실천하자, 저마다 참된 것을 힘쓰고 참된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둘째로 건전한 인격은 한 가지 이상의 전문 지식과 생산 기능을 가진 생산적 직업인이라야 한다. 도산은 특히 이것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기술자를 장(匠)이라고 하여 생산 기능을 멸시하는 폐습이 있었다. 그래서 놀고 먹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런 불로(不勞)의 악습에서 민족의 번영과 부강을 바랄 수는 없다. 도산은 일하는 것은 즉 민족의 번영을 위하는 애국행위라 하여 이를 늘 장려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산은 건전한 인격의 내용으로서 튼튼한 신체를 강조했다. 도산은 언제나 4대 정신과 3대 육을 역설했다. '3대 육' 이란 덕육(德育)·체육(體育)·지육(智育)인데, 그는 지육보다도 덕육과 체육을 앞세웠다. 덕이 없는 지(知)는 악의 힘이 되고 건강 없는 자의 지(知)는 불평밖에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도산은 이 같은 세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 인재를 수만 명 기를 수 있다면 우리는 일제의 탄압 밑에서라도 자주독립국가가 되어 민족의 영원한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도산은 흥사단을 비롯한 여러 수양단체를 조직하고 교육활동을 활발히 펼침으로써 그 신념을 실천에 옮겼다.

도산은 한국인의 민족성의 병폐는 거짓과 공리공론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는 허위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 하여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거짓을 없애고 진실하게 행할 때, 민족의 번영과 부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실천과 실행이 없이 말로만 떠드는 `공리공론' 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하였다. 공론가는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린다. 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남보고만 잘하라 하고 또 남에게 왜 잘못했느냐고 시비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족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잘 되고 못되고가 다 나에게 달렸다고 느끼는 강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나라 일을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앞장 설 때, 우리 민족이 독립국가로서 설 수 있는 기반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도산은 이러한 자기의 사상이 민족 경륜의 철학이라고 굳게 믿고, 죽는 날까지 몸소 부르짖고 실천했었다. `무실 역행주의' 를 실천하여 각자가 자아 혁신과 인격 혁명을 이루어 서로 단결하고 서로 사랑하는 공부를 해서 저마다 진실되고 부지런하고 (무실역행) 신의 있고 용감한 국민이 되려는 (충의용감) 도덕 혁명과 민족 개조 운동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번영과 행복은 있을 수 없다고 보았다. 그의 구국의 이론은 이를 진실되게 행동으로 옮긴 그의 숭고한 생애를 통해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민병찬 국립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