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전경.(사진=중도일보DB)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청권 금융시장 공략을 새롭게 노리는 은행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건 최근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아 사명을 'IM뱅크'로 변경, 영업 범위를 전국으로 확장 계획 중인 대구은행이다. 대구은행은 향토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도 원주를 첫 거점 점포(7~8월)로 시작해 충청과 전라권, 제주에도 차례대로 점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충청 지역은 첨단산업 중심 특화 단지가 발달했다는 점을 중심으로 금융 수요와 니즈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참고한 영업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강원도 원주 거점 마련을 시작으로 이후엔 충청권에 거점을 개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의 지방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대전투자금융(주)·기업금융중심은행 설립 절차가 나아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실성과 사업성에 대한 의문과 지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대전투자금융 설립을 위한 초기 작업은 나름대로 순항하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에 대한 동력은 충분한 상태다. 출범만 한다면 사실상 지방은행의 기능을 오롯이 수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충청권을 두고 은행들의 영업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이미 지역 금융시장 대다수를 점유 중인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출혈도 적잖을 전망이다. 두 은행은 충청지역에 향토 지방은행이 없다는 점을 공략해 오랜 기간 지역에서 영업을 확대했고, 하나은행은 대전을, 농협은 충남과 충북을 기점으로 세를 성공적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지자체 예산을 통한 자금 조달과 연계 영업을 노릴 수 있는 지자체 금고도 사실상 두 은행이 오랜 기간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대전의 금융시장은 영남과 호남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텃세가 없고 세종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개인 고객보다는 출신지가 같은 기업인 등이 이들의 핵심 타깃이며, 전북은행과 부산은행도 지난 수년간 영업을 통해 지역에 자리를 잡은 상황인 만큼 향후 영업 경쟁 대폭 확대 가능성도 충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전과 충청권 진출을 노리는 새로운 은행이 늘어날수록 하나은행과 농협을 비롯한 기존 시중 은행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주 고객층에서 일부 차이가 있기에 위협적인 상대까진 아니더라도 경쟁력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기존 파이를 일부 나누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