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트램 건설에 따른 불편함과 슬기로운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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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트램 건설에 따른 불편함과 슬기로운 대처 방안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

  • 승인 2024-06-09 09:05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경복 실장
이경복 실장
대전 2호선 트램 건설이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및 총사업비 조정이 완료되었고 4월에는 차량제작 공고, 5월에는 기본계획(변경) 승인이 이루어졌다. 지난해 11월 급전방식이 수소 트램으로 결정된 이후 숨 가쁘게 달려와 올해 하반기 드디어 착공을 앞두고 있어, 2028년에는 그토록 기대하던 2호선 트램의 운행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번 4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 523명을 대상으로 대전시가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트램 건설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으로 정거장 위치와 트램 노선이 47%로 가장 높았지만, 공사 기간과 불편사항 및 교통소통 대책이 38%로 그 뒤를 바로 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트램이 가져다줄 편리함과 함께 약 4년 간 주요 도로에서 발생할 도로혼잡과 이로 인한 불편함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사기간 중 3~4차로를 점용하고 5차로 이상 도로 중 약 11% 이상에서 공사를 진행하게 되어 도로혼잡, 교통체증, 건설소음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 시민들의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슬기로운 방안은 어떤 것일까?

첫째, 지역주민과의 끊임없는 열린 소통이다. 단순한 언론매체, SNS 등을 통한 공사 정보나 정책이용 장려가 아니다. 트램 건설의 불편함을 체험할 시민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며 설득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트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멜버른에서는 신규 노선 건설이나 연장 시 300번 이상의 공청회를 진행한다고 한다. 여기서 단편적으로 시민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시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숙의 과정이 중요하며, 이 단계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위해 의회를 통한 소통을 무제한 진행해야 한다. 공사가 진행되면 준비를 아무리 철저히 하더라도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발생하기 마련이며, 정도와 종류도 매우 상이해 사실상 완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건설 시작부터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앞으로의 계획, 예상되는 문제와 그 해결방안 그리고 트램 건설로 인한 청사진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시민들이 건설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민원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대전시 교통 현황을 고려한 단계별 착공이다. 2호선의 길이가 38.8㎞, 정거장이 45개소이고 주요 교차로에서 공사가 예상되는 만큼 시민 안전 확보, 효율적 자원관리, 품질관리 측면에서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 대전 모든 자치구를 순환하는 트램의 동시 착공은 대전 시내 전구간의 교통 마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구간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착공과 건설보다는 공사기간, 공사 중요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3~5개 구간을 선정해 단계별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구간에 우회도로를 건설하고 도로용량을 증대하여 교통량을 분산해야 한다. 트램 선진지인 호주의 경우도 총 길이 22㎞인 파라마타(Paramatta) 트램을 건설할 때 2단계로 공정을 나눠 진행했다. 1단계는 올해 중반 완공되어 개통될 예정이고 2단계 공사는 2025년에 진행될 계획이며, 공사 중 우회도로를 신설하여 교통량 집중을 최소화하였다. 대전 2호선은 장거리 순환선으로 건설되는 만큼 단계적 건설은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셋째, 인공지능, 빅데이터, 교통시스템 등 첨단기술의 활용이다. 대전은 이미 ITS 센터 운영과 도로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통행속도, 교통량 등 교통정보와 공공교통 노선 및 정류장 등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고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트램 건설 시 다종다량의 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혼잡시간, 혼잡구간을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교통수요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건설 기간 중에는 강력한 교통 정책을 통해 승용차 요일제, 주차비 인상,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등을 추진하여 승용차 통행 감소를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과학의 도시 대전시의 교통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과 결합한 스마트 신호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즉 주요 구간별 통행시간, 표정속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딥러닝을 통해 새로운 지능형 AI 신호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주요 교차로에 엣지 서버 기반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분석하여 주변 신호와 연계해 실시간 맞춤형 신호를 주는 시스템을 조성하면 교차로 회전과 신호 대기시간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체 교통수단 조성이다. 도시철도, 버스, 시민 공용자전거 타슈, 개인교통수단(PM) 등의 공공교통을 활용하여 승용차 교통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다. 도시철도를 교통 혼잡시간 증차하고, 버스는 운행노선 조정, 무료 셔틀버스 배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 타슈와 PM의 경우 계절, 날씨, 온도 등 외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아 상시 대체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한계는 존재하나 혼잡 예상 구역에 타슈 대여소을 확충하고 연결도로 설치 등 이동편의성 향상을 위한 도로정비를 시행하면 도로 공간 효율성, 주차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처음 할 때 많은 어려움과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세종대왕은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절치부심 한글을 창제하여 공표하려고 하였을 때 가장 믿었던 신하들의 반대에 직면해야만 했고 공표 후 수십 년간 비난과 부정적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로 칭송받고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였다. 2호선을 트램으로 가는 한걸음, 한걸음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제 곧 건설이 시작되는 만큼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해결한다면, 시민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아름답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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