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대전시청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대전, 충남, 충북 의사회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
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린 진료유지 및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각각 철회한 후에도 진료현장은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등 지역 주요 수련병원에서 이날까지 추가로 복귀한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앞서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처리한 병원도 아직 없는 상황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팽팽한 갈등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전공의 신분상 처분의 결정권한을 회복한 병원장들은 사직서 수리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 한 대학병원장은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지금 처리되면 앞으로 2년간 진료현장에 돌아오지 못하고, 때로는 군 입영하는 상황이 초래될 텐데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가 대화창구를 먼저 개설해 소통이 이뤄져야 모두 끌어안든 아니면 딛고 나아가든 미래를 말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6월 4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1021명(전체 7.4%)으로 전체 전공의 중 나머지 92.6%가 진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전문의 채용을 통해 의료공백을 채우겠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도권을 벗어나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 할 전문의를 찾기 어려운 것도 분명한 현실이고, 자신의 진료 영역을 협소하게 정하고 그 외 질환에서는 진료에 나서지 않는 전문의 문화도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대전시의사회를 비롯한 대한의사협회는 휴진 등 집단행동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에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느냐',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느냐'고 묻고 있으며, 6월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문수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전공의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던 강압적 조치는 해제되었고, 선택은 오롯이 전공의들에게 달려 있다"라며 "환자 곁으로 복귀해 올바른 의료개혁에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제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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