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사진 오른쪽)이 5일 시청에서 김경훈 신임 정무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
정치권 안팎에선 야권과의 협치, 지방선거를 앞둔 외연 확장 등을 이 시장이 이번에 '김경훈 카드'를 빼든 이유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이 시장이 김 수석에 임명장을 수여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면서 그의 역할 중 하나로 국회 대응 업무를 강조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이 시장은 그동안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시정을 이끌어왔다. 대전 7개 지역구 '배지'가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치지형에서 임기 전반기를 보냈다.
7월 반환점을 앞두고 이같은 여건이 달라진 건 없다. 4·10 총선에서 또다시 여당이 참패했고 대전 7개 의석도 민주당이 독식했다.
임기 후반기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이 시장으로선 현안입법과 국비확보를 위해 국회와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시장이 민주당 출신으로 지난 총선정국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수석 영입 배경엔 이에 대한 의지가 깔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정치적 한솥밥을 먹었던 그에게 민주당 의원들과 활발한 스킨십을 맡겨 시정 발전을 위한 동력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나 국회의장실이 정무수석 기용 때 여야에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가진 인물에 맡기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 시장의 이번 인선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2026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이 시장의 '빅 피처'가 깔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인 행보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 시장은 2년 뒤 대전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전시장 선거는 영호남과 달리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쏠림 현상이 없다.
때문에 선거 승패는 핵심 지지층인 '집토끼' 단속과 무당층 내지 중도층이라 불리는 '산토끼'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연 확장이 발등의 불인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까지 민주당에서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가 여당으로 온 김 수석 카드는 이 시장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김 수석은 지난 총선정국에서 민주당 탈당 때 지지자 수백여 여명과 함께하며 세(勢)를 과시한 바 있다.
김 수석의 풍부한 정치 경험을 높이 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시장은 임기 하반기를 앞두고 시정동력 공급을 위해선 자신이 제출한 조직개편안의 시의회 통과가 당면과제다.
올 하반기엔 대전시 국정감사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 정치적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대(對) 의회 관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데 재선 시의원과 시의회 의장까지 지낸 김 수석에게 역할론을 주문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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