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애국가에 담긴 우주 강국의 소원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애국가에 담긴 우주 강국의 소원

김재홍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기획관리부장

  • 승인 2024-06-06 14:30
  • 신문게재 2024-06-07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김재홍
김재홍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기획관리부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을 추모하고 선열들의 뜻을 기리며 국가 사랑을 다짐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새기는 달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애국가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곤 한다. 애국가 가사 중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구절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따라 부르곤 한다. 하느님의 보살핌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구골 플렉스까지 영원히 번영해 가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는다.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비는 건 우리의 정서만은 아닌 듯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소원)는 마법 왕국 로사스에 사는 소녀 아샤가 하늘의 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 장난꾸러기 별님이 이에 응답해 땅으로 내려오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동서양의 공통분모가 아닐까? 인류의 문화는 문학을 비롯해 미술, 철학, 종교 그리고 과학까지 밤하늘과 연결돼 있다. 수없이 많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고 기도를 하고 우주 행성들의 운동을 관찰하며 우주의 질서와 법칙을 찾아냈다.



우리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빛나는 물체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인 항성(별)과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 빛을 반사하는 행성이 있는데 지구는 행성에 속한다. 세 번째 빛나는 물체는 위성이다. 위성이란 상대적으로 큰 질량을 갖는 물체의 주변을 회전하는 작은 질량의 천체를 말한다. 달은 지구의 위성이다.

위성에는 인류가 만든 인공위성도 있다. 인공위성은 눈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지구의 중력에 의해 지구 주위를 공전하며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준다. 낯선 목적지를 쉽게 찾게 해주는 내비게이션, 지구 반대편 소식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TV와 라디오 등의 방송매체, 미세먼지와 날씨 변화를 알 수 있는 기상관측 등은 모두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이다. 또한 인공위성은 정찰 및 조기경보 등 국가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 우주군은 2024년도에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위성 발사를 21회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러시아·프랑스·영국·일본·중국·인도·이스라엘 등도 인공위성 관련 첨단 기술과 우주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통신, 과학, 다목적 상용을 위한 위성으로 우리별, 아리랑, 무궁화, 천리안,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국가안보를 위해 군정찰 위성 1호와 2호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우리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높은 신뢰도와 안정적인 성능을 갖춰야 우리나라를 보우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위성이 돌고 있는 지구 상공은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존재하는 극한 환경이다. 태양이나 별들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중이온을 포함한 다양한 우주 방사선은 인공위성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위협요인이다. 인공위성에 장착된 반도체에 방사선이 침투해 오류를 일으키는 '소프트에러'는 반도체가 계획하지 않은 통신과 데이터 처리 등에 이상 동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항공기나 인공위성을 포함한 항공우주 분야에 쓰이는 반도체 첨단산업에는 방사선 침투를 막을 수 있도록 소프트 에러율 측정과 방사선 평가가 가능한 중이온가속기 시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내방사선 반도체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북미 등 해외 시설을 활용하고 시설이용료 및 출장 등으로 높은 비용과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기초과학 연구 결과로 중이온가속기가 구축돼 우리나라도 우주 방사선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 연구로 도출된 연구성과와 공학의 진보는 앞으로 국가안보와 경제성장, 질병 퇴치 등에 더 많은 이바지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담당자와 대중이 기초과학의 효과를 이해하고 기초과학 연구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우주 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높은 신뢰도와 안정적인 성능을 갖춘 인공위성이 우리나라를 보우하고 더 나아가 지구를, 온 우주를 보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재홍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기획관리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시민 김지민 씨 저소득층에 성금 100만 원 전달
  2.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3. 인천 미추홀구, ‘시 특색 가로수길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4.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5. 대전상의, 청양지회-홍성세무서장 소통 간담회 진행
  1.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2. 공공사업 낙찰 규모 계룡건설산업 연말에 1위 탈환할까
  3. 이장우 시장 맞은 충남대병원, "암환자 지역완결형 현대화병원 필요" 건의
  4. 노사발전재단 충청중장년내일센터, '대전 기업 밋업데이' 개최
  5. 대청호 가을녹조도 하향추세…조류경보 '관심'으로

헤드라인 뉴스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침체를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경제의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충청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여러 민생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여야 갈등의 정점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도 국회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로 상정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K-스틸..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