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금값으로 불리던 사과와 배 가격이 재차 상승하면서 대체재로 각광 받던 수입 바나나와 미국산 오렌지, 태국산 망고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천정부지로 뛴 국산 과일 가격이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가격이 재차 상승함에 따라 수입 과일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소매가격을 보면, 대전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사과(10개·후지) 가격은 4일 기준 3만 5833원이다. 이는 과일 가격이 한창 오르며 금값이라 불리던 3월 초(3만 60원)보다 19.2% 인상된 수치다. 정부가 3월 18일부터 할인 지원에 나섰던 당시 2만 4700원보다 45%나 급등했다.
때문에 시중에서 저렴하게 과일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 탓에 수입 과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부 박 모(46) 씨는 "사과와 배는 너무 비싸서 차라리 바나나나 망고를 사서 먹고 있다"며 "늘 먹던 국내산 과일이 워낙 비싸지다 보니 수입 과일 외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산 과일 대체재인 수입 과일 수입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4월 바나나 수입액은 1년 전보다 58.5% 증가한 4629만 6000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는 2018년 5월에 기록한 직전 최대 수입액인 4611만 9000달러를 소폭 웃돈다. 4월 바나나 수입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6% 늘어난 4만 6916t으로 2018년 5월(4만 7334t)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망고와 오렌지 수입도 대폭 늘었다. 4월 망고 수입액은 2280만 8000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85.9% 늘었고 수입량은 5976t으로 78.5% 증가했다. 오렌지 수입액과 수입량은 5433만 9000달러, 2만 4826t으로 30.7%, 23.8% 각각 늘었다.
국내산 과일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정부는 이달 종료를 앞두고 있던 수입 과일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하반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과와 배 등 신선과실 물가가 크게 뛰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해왔다. 하반기까지 할당관세가 연장 적용되는 신선과일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10종이며, 가공품은 냉동 딸기, 과일 주스 등 18종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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